모두가 다 이길 수는 없지
다 앞서갈 수는 없지
마음먹은 대로 될 수는 없지
다 그리될 순 없단 말이지
지는 이가 있고
뒤처지는 자가 있고
절망에 시름하는 사람 있어
어느 누구는 행운의 키를 들고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
우리 하나만 기억하자
승리자는, 바라던 바를 얻은 자는
순조롭게 삶을 채워가는 자는
언제나 마음의 빚을 가지고
그것으로 괴로워할 것
행복도 자신감도 잠깐 내려놓고
불운이 있는 자를 위해 기도할 것
그들의 마음을 읽고 위로할 것
모든 행운은
누군가의 희망과 기대를
밟고 딛은 상처일 수 있으니
자만은 금물
나무는 뿌리가 있어 굳건하고
기쁨은 고통이 거름되어
환희로 자라는 것
그대, 다 가지려 한다면
그리될 수 있다 믿으면
우는 자를 밀어내면
모든 걸 다 잃게 될 것
그 또한 명심할 것
마음의 빚 새기며 사는 사람들이
많았지면
모두가 이기고 앞서가는 삶
될 수 있을 것이라네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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