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가고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는 것
이 또한 나의 삶이니
즐기며 살아야지
사랑도 슬픔도 기쁨도
함께한 모든 게
나의 것이니
보듬고 가야지
지는 해를 보는 것처럼
밤 구름에 묻힌 달처럼
허무해 덧없다 해도
그 모두가 나의 삶이니
받아들여야지 감내해야지
맑은 하늘 올려보고
어둡게 고개 들어 물어보니
가까이 있던 시간이
내 손에서 벗어나려 해
이 가슴은 아직 청춘인데
내 사랑은 아직 그대론데
잊히는 것이 그대이지
내가 아니라 변명해도
내 삶이 그렇다면
즐겨야지 안고 가야지
그리운 이들과 헤어진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그려지는 사람 있다면
마음 기대며 걸어야지
그것도 나의 삶이니
웃으며 가야지
사랑이 멀리 떠나도
그 사람 여기 서성이고
그대 기억
곁에 머물고 있으니
그리 애잔해 할 것 없어
그렇게 해야지

떠나는 것 무엇 하나
막지 못하니
서둘러 내려놓아야지
그렇게 해야지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는 것처럼
무엇 하나 막지 못하니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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