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도화지 있다면
그네들을 그리겠소
얼굴 하나 하나
희고 곱게 그리겠소
동짓날 붉은 달처럼
가슴 시리게
부모님 곁불 쪼이던
쪼그매 어린 누이들
멍울 망울
예쁘게 찍어 그리겠소
흰 도화지가 있다면
그네들을 그리겠소
아궁이 화롯불 담아내듯
고이고이
꼭 그렇게 해야겠소
바라건대
잘 살아주시오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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