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길을 나서는 자는
이미 혼자가 아닌 것처럼 당당하다네

무엇이 걱정인가
멀쩡한 육체에 넘어져도 일어날 정신이 있다면
그 어떤 난관도 문제없이 헤쳐나가리
지금 겪는 어려움과 걱정, 불안한 마음은
모든 이가 모여드는 길목에서
누구나 맞닥뜨리는 그림자라네
저 멀리 해가 뜨면 그곳으로 눈을 돌리고
땅거미 등뒤로 내려앉으면
조용히 옷깃을 세워 물리쳐 보게
발걸음 소리내어 걷는 자는 두려움 없이
숲속 정령을 불러내어 노래하리
나뭇잎 떨리는 시간이 왔네
물웅덩이를 거니는 소금쟁이가
몸을 움직여 둥근 내일을 그려간다네
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리지 말게
마음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홀로 길을 나서는 자처럼 어둡지 않네
가슴을 펴게
시간은 조급해하는 자의 편이 아니라
홀로 나아가려 주먹 쥔
애써 웃는 자에게 있다네
그대의 용기에 있다네
그대 자신을 믿으면 그 믿음이
넓은 대지를 내어주리
난 항시 태양을 믿어 왔네
밝고 환한 빛이 땅속 깊이 스며들어
새벽길 나서는 그대와
동행하리, 말벗이 되리

손남태 시인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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