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코로나가 우리 사회를 혼돈 속으로 빠뜨렸다. 확진 자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산업은 물론 일상까지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이제 계획을 세우는 의미가 없어졌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로, 일상의 모임도 무수하게 사라지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 속에서 만들어지는 활력도 사라지고 있다.

결혼을 앞둔 가까운 지인의 딸을 만났는데 얼굴이 울상이다.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에 친구들, 직장 동료들, 학교친구들을 초청해 축하를 받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억울하다고 한다.

한 조카는 애기 돌잔치를 해야 하는데 하객을 모실 수 없어 안타까워한다. 어렵게 책을 낸 한 작가는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 북 콘서트를 계획했는데 독자들을 모을 수 없어서 안절부절 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친구는 여행을 갈 수 없어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대학캠퍼스를 누벼야할 신입생은 진정한 대학의 낭만을 느낄 수 없어서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줄어 울상이다.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코로나로 일상의 계획들이 무너지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억울함은 내 잘못이 아닐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그러나 억울함이 지속되면 분개하고 분함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마음에 상처로 돌아온다.

한편 사람들은 욕망을 먹고 성장하게 되는데, 코로나는 이런 내면의 욕망을 모두 꺾어버리고 있다.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욕망을 채우는 길이 막혀 분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어떤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활동을 하다 코로나에 걸리면 단박에 대중으로부터 몰매를 맞는 분위기다. 이웃도, 사회도, 언론도, 정부도 매몰차게 내쳐버리는 상황이다. 그래서 섣불리 도전을 하지 못한다.

여기서 분함(Disagreement)은 억울하고 분개하고 자신이 부당하게 상처를 받았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크던 작던 많은 분함의 감정에 맞닥뜨리게 되어있다. 사회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잘되기 위해서 또는 자기와 관련된 사람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짓을 한다.

이런 과정에서 현재 사람이 하고 있는 짓과 과거에 한 짓, 사람이 말한 것과 사람이 하지 않은 것, 했어야 했으며, 하지 말아야 하는 짓 등으로 분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짓들은 사람이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 몸부림 속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분함'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분함이라는 감정은 평생 함께 같이 가야 하는 것이고,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성장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코로나로 분함을 축적만 하고 있다. 과연 사람들은 언제까지 분함을 축적만 하고 있어야 할까?

문제는 분함을 어떻게 다스리냐 이다. 분함을 화를 내며 풀어버리는 방법도 있고, 참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분함은 푼다고 참는다고 100%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잡생각처럼 마음에 남아 어느 순간 잡초가 자라듯이 슬그머니 나오기 때문이다. 분함은 풀지도 말고, 참지도 말고 품어버리면 어떨까?

분함을 다스리는 첫 번째 방법은 분함을 푸는 것이다. 분함을 푼다는 것은 화를 내며 분한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다. 큰소리를 치거나 욕설을 하고 막말을 할 수 도 있다. 상대방을 폭행할 수도 있다. 스스로 자해를 하는 것도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대부분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다.

자존심은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신의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이다. 관점이 자신보다는 남에게 가있다. 즉, 자기에 기준을 두고 남의 시선을 보기 때문에 분함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는다. 결국은 손해를 보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분함을 참는 것이다. 분한 감정을 발산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담아서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게 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이런 분함을 가슴에 담아두면 화병, 우울증, 스트레스, 공황장애 등 질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소심한 성격이나 열등감에 쌓여있는 사람들이 해결하는 방식이다.

열등감은 자기를 남보다 못하거나 무가치하게 낮추어 평가하는 마음을 말한다. 열등감을 갖기 시작하면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세 번째 방법은 분함을 품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주는 사람보다 상처를 받는 사람이 더 아프다. 상처를 주는 사람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상처를 받은 사람은 혼자 괴로워하는 것이다. 이러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분함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분함을 품는 다는 것은 상처를 받지 않기로 마음을 먹는 것이다. 상처를 받고 안 받고는 상처받는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다. '어느 누구에게도 어떤 상황도 나는 상처를 받지 않겠다'고 다짐하면 된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다.

자존감은 나를 소중하게 여겨 자신에게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다. 관점이 나에게 있어 나를 의식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코로나가 주는 분함을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품으면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다.

코로나는 우리 일상에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 많은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사라져도 일상이 코로나 이전으로 온전히 돌아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류는 항상 위험에 처했을 때 적응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왔다. 문제는 일상에서 분함을 분출하지 못하는 우리 이웃들이다.

이제 언택트 시대에 맞게 분함을 이겨내야 한다. 그것은 자존감을 높일 때 가능하다.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저서 <이제 개인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어품격> <삼성 은부장의 프레젠테이션>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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