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10대 배출 기업 폭염 손실기여액 발표
기후변화로 인한 전세계 폭염 피해 가운데 한국의 10대 온실가스 배출 기업 책임이 161조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기후 위기, 누가 얼마나 책임져야 하는가: 한국 10대 배출 기업의 폭염 손실기여액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보고서가 미국 다트머스대 크리스토퍼 캘러한 박사와 저스틴 맨킨 교수 논문의 분석법을 한국에 적용한 사례라고 밝혔다.
두 연구자의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것으로 전세계 화석연료 기업 111곳이 지난 170년 동안 배출한 온실가스가 폭염 피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한 내용이다.
특히 논문은 기업별 온실가스 누적 기여도를 바탕으로 폭염으로 인해 발생한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손실 가운데 개별 기업의 책임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 환산했다.
기후솔루션은 이 방법으로 국내 주요 배출 기업 10곳이 폭염으로 인한 전세계 경제 손실에 얼마나 책임이 있는지를 정량화했다.
분석 결과 10대 배출 기업은 2011년부터 2023년까지 온실가스 41억2000만톤을 배출했으며 전세계 폭염 피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 책임은 1196억달러(161조원)에 달했다.
특히 한국전력 산하 발전 자회사 남동·남부·동서·중부·서부발전 5곳의 배출량은 25억톤으로 729억달러(93조원) 규모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기업으로 배출량 1위를 기록한 곳은 포스코로 9억6000만톤을 배출, 281억달러(36조원)의 경제 손실에 책임이 있다고 기후솔루션은 설명했다.
기후솔루션은 "석탄·LNG 등의 화석연료 중심 전력생산을 이어가는 발전 부문이 핵심 배출 책임자로서 기능하고 있다"며 "이같은 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탄소중립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에 있었던 배출 책임뿐만 아니라 미래 배출이 만들어 낼 사회경제적 피해 규모도 제시했다.
정부의 탄소중립(Net-zero) 계획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이들 10개 기업이 2050년까지 야기할 손실액은 30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현행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손실 규모는 720조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후솔루션은 "보고서에서 산출한 피해 규모는 폭염만을 상정했다"며 "폭우와 홍수, 산불, 태풍 등의 다른 재난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임을 시사했다.
임소연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보고서는 경각심을 주는 것을 넘어 정책과 소송,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량뿐만 아니라 배출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도 기업 책임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호 연구원은 "국가 차원을 넘어 기업에게 배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가 처음 마련됐다는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