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출범을 앞두고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는 조은석 특검
우려 불식하려면 내란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성과 이뤄야

▲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 연합뉴스 자료 사진

검찰 내부에서도 특수부는 '특수'하게 인식된다. 권력형 범죄나 대형 사건을 주로 다루는 특수부는 검찰의 엘리트 코스다.

중수부에서 특수부로 다시 반부패수사부로 명칭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검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서임에는 분명하다. 반면 특수부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로 불릴 정도로 무리하고 강압적인 수사행태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여행자를 붙잡아 하룻밤을 묵게 하는 악명높은 강도다.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기준과 욕구에 따라 잔혹하게 변형시켜 침대에 억지로 끼워맞추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특수부가 이런 별명을 얻게 된 것은 어떤 형태로든 수사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 때문이었다.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내란 특검으로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을(왼쪽부터), 김건희 특검으로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채상병 특검으로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지명했다. ⓒ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내란 특검으로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을(왼쪽부터), 김건희 특검으로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채상병 특검으로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지명했다. ⓒ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정부의 1호 법안을 통해 출범한 3개 특검이 본격적으로 진용을 갖추고 수사 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내란 특검을 맡은 조은석 특검에 대해 관심이 높다.

조은석 특검의 특수부 경력이 과연 내란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조 특검은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라인과 대척점에 서서, 이들의 전횡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등 강직한 면모를 보였고, 이런 소신있는 행동이 내란 특검으로 발탁된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과 황교안 법무장관의 압력에 맞서 세월호 1,2,3 정장을 기소해 유죄를 이끌어냈고,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수사 때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이었던 진형구 전 검사장을 구속하는 등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2009년 용산참사 사건을 수사하면서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수사보다는 철거민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비판도 받은 바 있다.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공과는 있기 마련이지만, 수사능력만큼은 모두가 인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특검 출범 과정에서 특검 사무실을 하필 서울고검에 차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대대적인 검찰 개혁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검찰 내부에 사무실을 두게 되면 이런 저런 수사 기밀이 검찰 내부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런 정보를 검찰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그것이다.

반면 오히려 외부에 사무실을 두는 것보다는 파견 검사의 활용이나 보안에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7차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7차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중요한 것은 특검의 결과물이다. 내란 특검을 통해 밝혀야 할 내용은 너무 많다. 그만큼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가 부실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풀려난 윤석열은 물론이고 내란 주요 가담자들까지 구속 기한만료를 앞두고 줄줄이 풀려날 가능성까지 있는 상황에서 내란 특검의 역할은 더욱 막중하다.

과거 조 특검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역할을 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윤석열의 내란은 수사력을 억지로 가동해야 할만큼 무리한 수사역량이 필요하지도 않다.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내란의 실체적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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