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존 제4이통사 유치를 포기하고 통신사 견제용으로 알뜰폰 사업을 선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스테이지엑스에 줬던 제4이동통신 사업자 후보 자격을 철회했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를 제4의 이동통신으로 키워 통신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려했지만 "도전하는 사업자가 있을 때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결국 무산됐다.
과기정통부는 시장 환경과 경쟁 여건을 고려해 사업 모델을 결정하던 정책 추진을 "시장 수요 기반"으로 돌리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22년 말 8번째 신규 사업 유치 정책을 발표하면서 28GHz 대역을 최소 3년간 독점 제공, 4000억원대 정책자금 융자 지원 등 강력한 유인 정책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미납, 주주 별 주식 소유 비율이 주파수 할당 신청서 내용과 달랐던 점 등의 이유로 신규사업자 자격을 회수하고 통신사 유치 정책에서 물러났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통신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제4이통사 육성이 아닌 '알뜰폰'을 선정했다. 알뜰폰은 지난해 9월 가입자가 948만명에 달해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의 16.6%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정부는 낮은 서비스 품질과 자생력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그나마도 통신3사 자회사 알뜰폰에 편중돼 통신사 영향력이 시장에까지 확장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알뜰폰 회사들이 자체 요금제를 설계·출시할 수 있도록 현행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데이터 도매대가를 1MB당 1.29원에서 0.62원으로 최대 52% 낮추겠다고 밝혔다.
알뜰폰사가 통신사로부터 데이터 구매할 때 할인받는 혜택을 확대해 SK텔레콤 기준 5000TB 이상 선구매 시 도매대가 25%가 추가 할인된다. 또한 통신3사 모두 의무 도매제공 사업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도매가 인하 적용으로 이용자 평균 데이터 사용량인 20~30GB 구간대까지 알뜰폰 자체 요금제 출시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1만원대 20GB 5G 요금제도 출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교환기와 고객 관리 시스템을 자체 보유한 알뜰폰 회사 풀 MVNO사를 위해 이통사와 네트워크 연동 의무화 제도 개선, 정책금융을 통한 설비투자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는 SK텔레콤으로 한정돼있어, 통신 3사 모두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한 기본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소진 후 400Kbps 속도에서 1Mbps로 늘리는 상품을 추가하고 해외 로밍 상품도 4종으로 늘리도록 지원한다.
알뜰폰 사업자에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도 의무화된다. 부정 개통 등 피해를 우려해 예방차원에서 정보보호 최고책임자를 두게 한다는 목적이다.
알뜰폰 신규사업자 정보보호 의무 이행 등 자본금 기준을 10억으로 상향한다. 정보보호와 고객서비스 역량이 부실한 사업자의 진입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중견 알뜰폰 기업들의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차등화된 규제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알뜰폰만이 갖는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요금제로 국민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