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기의 비행기록장치 데이터 보관 유닛. ⓒ 국토교통부 
 ▲ 사고기의 비행기록장치 데이터 보관 유닛. ⓒ 국토교통부 

블랙박스에 충돌 전 4분이 기록되지 않은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는 전력 공급 중단(셧다운)에 대비한 보조 배터리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내에서 운용되는 같은 기종(보잉737-800)의 절반 이상 보조 배터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실이 국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개 항공사가 운용하는 보잉737-800 기종 101대 가운데 56대는 비상 상황에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에 전력을 공급할 보조전원장치(RIPS)가 장착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항공은 사고기 등 39대 가운데 20대가, 티웨이항공은 27대 가운데 23대가 미장착 상태였다.

이어 △진에어 19대 가운데 5대 △이스타항공 10대 가운데 4대 △에어인천 4대 가운데 4대 등이 미장착 상태로 운항했다.

 ▲ 제주항공의 보잉 737-800 기종. ⓒ 제주항공 
 ▲ 제주항공의 보잉 737-800 기종. ⓒ 제주항공 

대한항공은 보유한 2대 모두 RIPS를 장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RIPS는 항공기 전원 동력이 정지되거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블랙박스에 10분 내외의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장치다.

국제민간항공기구 부속서와 국토부 고시인 고정익항공기를 위한 운항기술 기준에 따르면 2018년 1월 이후 국내에 도입된 항공기는 CVR에 RIPS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제주항공 사고기는 2017년 2월 도입돼 이 규정을 소급 적용받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7년 이전 국내 도입된 항공기에 대해서는 RIPS 설치 여부를 모두 확인해 볼 계획"이라며 "다만 추가 장착 의무화 여부는 기종마다 구조가 다르기에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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