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붕어빵. ⓒ 세이프타임즈 김미영 기자
▲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붕어빵. ⓒ 세이프타임즈 김미영 기자

추운 겨울 길을 걸아가다 보면 맛있는 붕어빵 냄새가 코 끝을 잡아 그냥 지나치기 힘들 때가 있다.

겉은 적당히 구워져 바삭하고, 달콤한 앙금이 들어있는 속은 부드럽다. 노릇노릇 갈색으로 잘 구워진 붕어빵 자체로도 맛있지만 왠지 테두리의 얇고 바삭한 부분이 적당히 타서 더 맛있게 느껴지곤 한다.

정말 적당히 타서 더 맛있는 걸까? 타서 맛있는 것이 아니라 요리 과정에서 생기는 마이야르라는 화학반응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단백질'과 '당'을 함유하고 있는 식재료를 130~200도에서 조리하면 식재료 내의 단백질과 당이 반응하면서 음식의 색을 갈색으로 바꾸고 또 다양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이 향 때문에 음식이 맛있다고 느끼게 된다.

단백질은 맛을 느낄 수 있는 분자의 크기보다 훨씬 큰 구조라서 본연의 단백질 자체로는 맛을 느끼기 어렵다. 그래서 특정 고온에서 익히면 단백질의 큰 분자가 작고 다양한 분자로 쪼개진다. 그러면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요리에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짧은 시간 안에 식품 표면의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충분한 반응을 일으키려면 130°C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다. 그 속도가 가장 빠른 온도는 175~180도다.

튀김의 온도와 오븐의 기본 예열 온도가 180도 정도로 정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마이야르 반응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보다 온도가 높아지면 당이 혼자서 갈변하는 '캐러멜라이징' 반응이 강해져 마이야르 반응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음식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화의 공통점이다. 하지만 캐러멜화는 단백질 없이 당분만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원리가 완전히 별개의 현상이다.

마이야르 반응 하면 대표적인 예로 스테이크 구이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 외에도 노릇하게 구운 빵에서 나는 향, 갈색으로 로스팅된 커피의 풍미, 쿠키의 고소함 등 마이야르 반응은 다양한 음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맛있다'라고 느끼며 먹는 여러 평범한 음식들 중에 마이야르 반응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며 먹는다면 더 재밌고 색다른 음식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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