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의사가 1000여명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의사 1000명 이상이 연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제약사 리베이트를 구조적 문제로 의심해 수사 확대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현재 확인이 필요한 대상은 의사 기준 1000명 이상"이라며 "현금을 직접적으로 받거나 가전제품 같은 물품을 받은 경우, 골프 관련 접대 등 여러 메리트를 받은 정황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고려제약 본사를 압수 수색한 경찰은 고려제약과 임직원들이 의사들에게 수백에서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차례 제공한 정황을 파악했다.

조 청장은 "의사들이 금품을 제공받은 경위를 확인하는 작업을 곧 시작할 것"이라며 수사 내용에 따라 입건자 수가 1000명이 넘거나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법은 의료인이 의약품 채택·처방 유도·거래 유지 등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등 경제적 이익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학술 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은 허용하고 있다. 이번에 언급된 1000여명이 수수한 금액은 그 범위를 넘어선 규모다.

고려제약 리베이트 의사들이 소속된 병원은 대형 병원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다양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칭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신촌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한 국내 대형 병원의 의사들 일부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고려제약은 전문 의약품을 만들어 병원에 납품하는 중소 규모의 제약 회사이기에 고려제약보다 더 큰 제약사들의 리베이트를 경찰이 파헤치기 시작하면 연루된 의사, 약사의 규모가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는 업계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은 리베이트를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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