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탈탄소를 향한 탄소중립 마스터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 그리닛(Greenate)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으로 고발당했다.
기후솔루션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환경부에 포스코의 그리닛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및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공정위와 환경부가 각각 지난 9월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그린워싱 심사지침)을 개정하고 지난 10월 친환경 경영활동 표시·광고 가이드라인(그린워싱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 최초의 위반 신고 사례다.
그리닛은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포스코가 현재 탈탄소 정책의 대표로 선전하고 있는 브랜드다. 그리닛은 저탄소 철강제품 그리닛 스틸을 비롯해 그리닛 테크·프로세스, 그리닛 인프라 등 3개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기후솔루션은 그리닛 스틸 부문에 포함된 3개 브랜드 가운데 2개가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별로 없는데도 기후 대응과 환경 보호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어 위반 신고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리닛 서티파이드 스틸(Greenate certified steel·그리닛 인증 강철)'이 '탄소배출량 제로(0)'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탄소배출 저감은 거의 없는 서류상으로 만들어 낸 탄소배출 제로 철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리닛 인증 철강이 탄소배출량 0이 되는 비법은 '매스 밸런스(mass balance)'라는 계산 방식에 있다.
매스 밸런스란 예를 들어 철강 코일 6개를 생산하면서 탄소배출량을 과거 6개 생산할 때 내던 양에서 5개 생산할 때 내는 양으로 일부 저감하면, 1개의 코일을 탄소배출량 0 제품으로 둔갑시키는 방식이다.
실제는 모든 제품이 기존 대비 6분의 5의 탄소를 배출한 것이지만 5개는 탄소배출 제품으로 취급하고, 1개는 친환경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기후솔루션은 포스코의 매스밸런스 방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선 탄소 저감량이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가 지난해 1년 동안 배출한 온실가스의 양은 7019만톤이었는데 이 가운데 0.8%에 불과한 59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도 이를 일부 강철에 몰아줘서 무탄소 강철 제품이라고 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방식의 무탄소 철강이 시장에서 허용될 경우 철강 부문의 탈탄소 경로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명주 기후솔루션 철강 부문 책임은 "매스밸런스 방식에 대한 세계적인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제품과 선전이 통용될 경우 이후 철강 부문 탈탄소 달성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솔루션은 다른 서브 브랜드인 그리닛 벨류체인의 위장 광고 역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리닛 벨류체인 부문의 제품들은 탄소 배출의 실제 저감 노력은 전혀 없으면서 단지 고품질의 제품이라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줄일 것이라는 희망사항에 불과한 저감 내용만 담겨있다는 것이다.
이관행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포스코가 진정으로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표면적이고 과장된 친환경 마케팅보다 탄소중립을 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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