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이 할로윈 축제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을 게시했음에도 정작 축제 금지계획을 갖추지 않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장혜영 의원(정의당·비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마포구청은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지난달 20일 할로윈 축제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지만 정작 축제 관련 금지계획을 갖추지 않았다.
마포구청은 금지 수단 또한 마련해 놓지 않아 관련 계획 없이 섣불리 금지하겠다고 공언한 셈이 됐다.
장 의원은 관련 계획도 없이 할로윈 축제를 금지하겠다고 나선 마포구청의 태도는 시민의 안전과 무관하게 참사에 대한 혐오만을 강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마포구청은 마포 지역 일대에 '다중인파 사고 방지를 위해 할로윈 데이 축제는 금지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여럿 게시한 이후, 해당 금지 조치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같은 날 밤 마포구청은 관련 현수막들을 모두 철거했다.
마포구청 측은 현수막 내용에 대해서 별도의 금지방안을 수립한 적 없고 이태원 사고 1주기를 추모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지나친 할로윈 축제 분위기를 진정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현수막에서 언급한 '할로윈 축제'의 기준에 관해서는 '할로윈 데이를 활용해 불특정 다수를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운집시키고자 하는 모든 축제'라고 주장했다.
장혜영 의원은 "단순히 축제를 금지해 시민들의 안전을 도모하겠다는 마포구청의 계획은 부적절한 태도"라며 "금지하겠다고 공언하고서는 정작 구청이 관련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던 것은 대단히 황당한 처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마포구청의 의미 없는 시민 겁주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어느 공간이든 시민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지자체가 이태원 참사를 향한 혐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