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국토교통부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국토교통부

재난 대응 기관 간 공조를 위해 1조4000억원을 투입한 재난안전통신망이 내부 무전기처럼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우택 의원(국민의힘·충북청주상당)과 국회예산정책처 회계연도결산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는 재난안전통신망을 거친 음성·영상 통화가 579만분 이뤄졌다.

재난안전통신망은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면 경찰, 소방, 해경 등 재난 관련 기관이 하나의 통신망으로 소통하며 신속히 현장대응을 할 수 있도록 2021년 전국 단일 통신망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재난안전통신망 도입의 목적인 기관 간 통신의 경우 매년 5만2300분 시행된 것으로 나타났는 데 이는 기관 내 통신량인 574만분의 1% 미만에 불과하다.

재난 대응 기관 간 통신량 5만2300분 가운데 3만4600분은 지자체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는 매일 전국 지자체 재난담당자가 참여해서 진행하는 정기교신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에서도 재난안전통신망이 거의 활용되지 못해 기관 간 공조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점을 인정하고 지난 5월 지자체, 경찰, 소방 등이 재난안전통신망 활용을 위해 합동훈련을 진행했지만,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됐다.

사고 발생일인 지난 7월 15일 오전 7시 51분쯤 '미호강 제방이 터져 물이 넘친다'는 119 신고가 처음 접수됐다.

정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와 관련한 공통통화가 이뤄진 건 그보다 55분 늦은 8시 46분이다. 충북 흥덕경찰서가 최초 통화기관이며, 청주, 충북도청, 충북소방본부 등이 참여했다.

이어 8시 48분 충북도 상황실이 공통통화를 걸었고 여기에는 충북도청, 세종, 청주, 충주, 제천, 충북경찰청, 충북대의료원, 대통령실, 행안부 등이 참여했다.

당시 공통통화그룹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녹취록을 제출해달라는 정 의원실 요청에 행안부는 "해당 기관에 대한 감찰·수사하고 있는 사항으로 제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가 진행하는 전국 단위 재난안전통신망 활용 훈련 외에도 시도·시군구별 훈련을 내실화해 재난 상황에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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