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선결제" 요구 영업 '성행'
"가발수명 1년" 안내 못받아 피해
소비자들 "재구매 강요 악덕 상술"

▲ 배우 이덕화의 하이모 광고. ⓒ 하이모
▲ 배우 이덕화의 하이모 광고. ⓒ 하이모

"하이모에서 바가지 썼어요. 대머리인 게 원망스러워요."

국내 가발업계 1위로 알려진 하이모(Hi-MO) 일부 지점에서 '강매'에 가까운 영업(판매)을 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26일 세이프타임즈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곳곳의 하이모(회장 홍인표) 직영점 직원들이 고객들에 과도한 결제를 요구, 불필요한 소비를 유도해 피해를 본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할인을 핑계로 관리비 선결제를 부추기고 있다. 가발을 맞추고 난 후엔 샴푸와 스프레이 등 전용 제품을 꼭 써야 한다는 식으로 안내하며 추가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하이모 A직영점을 방문한 50대 조모씨는 "한두 푼도 아닌 가발을 오래 사용하려면 직원이 꼭 필요하다고 추천하는 용품을 안 살 수가 없다"며 "전용 샴푸를 써야 머리카락이 엉키지 않고 가발이 잘 유지된다는데 탈모가 있는 사람 입장에서 구매를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A지점에서 가발을 구입한 뒤 불쾌함을 느낀 조씨는 이후 3회 무료 제공되는 서비스 관리를 받기 위해 B지점을 찾았지만 해당 지점에서도 과도한 영업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

그는 "서비스 횟수가 남아있는데도 선결제를 재차 권유받았다"며 "지점에 방문해 꾸준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며 관리비(회당 2만~4만원) 최소 20만원 이상을 미리 결제하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거절의 뉘앙스를 풍기자 다음 방문 땐 꼭 해달라 말하며 부담을 줬다"며 "다른 지점에서 구입했다고 눈치를 주는 건지 하이모는 원래 모든 지점이 이렇게 불친절한 건지 정말 불쾌하다"고 토로했다.

▲ 배우 김광규의 하이모 광고. ⓒ 하이모
▲ 배우 김광규의 하이모 광고. ⓒ 하이모

하이모는 고가(전체가발 기준 140만~160만원)에 해당하는 가발을 판매하며 제품 수명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안내도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가발에 대해 한 번 맞추면 계속 쓸 수 있는 반영구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하이모 제품을 구매하며 별도의 안내를 받지 못하기도 했다.

하이모 관계자는 세이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가발 수명은 1년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개인차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또한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안내 받지 못 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하이모 제품 구매자 김모씨(56)는 "비싼 가격 받고 파는 가발 수명이 1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가발을 매년 새로 맞춰야 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고 교체주기 등에 대한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발 수명 1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관리를 거부당한 소비자도 있었다.

또 다른 소비자 최모씨(60). 그는 "가발 모질도, 머리카락도 충분한데 단지 1년이 지나 관리 중 파손 가능성이 있다며 관리를 거부당했다"며 "지점에서 샴푸도 염색도 못하면 멀쩡한 가발을 그냥 버리고 새 가발을 맞추라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그는 "100만원이 넘는 가발을 팔면서 애초에 오래 쓸 수 있도록 멀쩡하게 만들든지 노후된 가발도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 아니냐"며 "소비자를 우롱하고 재구매를 강요하는 악덕 상술"이라고 비판했다.

▲ 배우 김정난의 하이모레이디 광고. ⓒ 하이모
▲ 배우 김정난의 하이모레이디 광고. ⓒ 하이모

하이모 가발 수명대로 1년 주기로 가발을 구입한다면 관리비, 샴푸 등 용품, 가격 인상 등을 제외한 단순 계산만으로도 마흔부터 여든까지 착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40회 교체비용인 6000만원(150만원x40회)이 소요된다.

가발이란 제품 특성상 쓰다가 안 쓸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한번 발을 들이면 적지 않은 비용이 매년 꾸준히 지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발 수명에 대해 하이모 본사 관계자와 지점 관계자의 답변이 엇갈리기도 했다.

하이모 지점에 근무하는 관계자는 세이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가발 수명은 매일 착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2년 정도"라며 "관리만 잘 한다면 2년 이상 훨씬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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