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사회적 계층이동 사다리는 더 이상 복원이 어려워진 듯하다.
사회적으로 계층 간 이동으로 일부 기득권의 특권을 희석시켜야 할 과제가 있지만, 누구도 손쓸 방법을 속 시원히 제시하지 못한다.
경제적으로 지원이 부족한 일부 소득계층의 청년은 어렵게 입학한 대학교 학비를 대출로 조달하고,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충당하면서 정작 집중해야 할 학업은 뒷전으로 밀린다.
그렇게 졸업과 취직을 하지만 '현타'를 느끼는 데 오랜 시간이 들지 않는다. 치솟는 물가와 동떨어진 월급으로는 미래를 계획 하기는커녕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신진 세대에게는 이전 세대가 삶의 목표로 삼았던 '내집 마련'의 꿈이 말 그대로 와닿는 문장이 아닐 정도의 계층 간의 차이는 공고해졌다.
지난 12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개한 '부모의 소득 수준이 자녀의 학력 수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소득이 높으면 자녀의 고등교육 수준도 높다는 결과가 발표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일 때 자녀가 '고등학교 졸업'인 경우는 35%였지만, 부모 소득이 4분위까지 올라가면 그 수치는 15%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반대로 부모 소득이 가장 높은 수준인 4분위일 때 자녀가 대학생인 경우는 68%을 기록한 반면, 부모 소득 수준이 1분위일 경우에는 41%까지 하락했다.
결국 부모 소득이 낮을수록 자녀가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고, 부모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진 것, 교육열을 말하는 게 아닌, 부모의 경제수준이 교육에서도 이어지고, 결국에는 소득의 격차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된다.
많은 젊은이들은 이제 자신의 일자리를 찾아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기보다는, 비트코인이나 주식과 같은 계층을 확실히 벗어날 수 있는 패스트 트랙을 찾아 나서고 있다.
사실 요즘처럼 대학 진학 문턱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낮았던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정의 경제력에 따라서 대학 진학률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결국 소득 불균형을 불러온다.
물론 교육 수준이 소득 높낮이를 정의할 수도,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그래도 한때는 교육이 계층을 이동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투자 방법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인이 고등교육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하는 데 부모의 소득수준과 같은 환경적인 제약이 있어서도 안 되는 이유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청년의 울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국가적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발화점이 될까봐 우려스럽다.
정부는 나서서 소득계층 이동이 쉽도록 하겠다고 호언장담 하고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문제도 아니고 기득권층의 공고한 자기 영역 지키기는 다른 틈을 내주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가계의 소득에 따라 자식의 학력뿐만이 아니라 소득계층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발굴하고 해소해나가는 데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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