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협력업체 디케이 공장을 방문해 김보곤 디케이 대표(왼쪽 두번째)와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 삼성전자

대형 금속 덩이에 깔려 숨진 삼성전자 협력사 디케이(DK) 공장의 청년 노동자가 1년여 전 안전사고로 다친 불편한 손으로 작업에 투입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청년은 전날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 내 DK 공장에서 작업 도중 1.8톤 무게의 철제코일에 깔려 사망했다.

9일 DK와 유족에 따르면 사망한 20대 노동자 A씨는 지난해 여름 작업 중 한쪽 손을 다쳤다. A씨는 6주간 입원, 8주간 통원 치료를 받았지만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으며 재활 치료를 받은 이후에도 다친 손으로 주먹을 쥐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었다.

A씨의 친형은 장례식장에서 만난 기자에게 "동생이 일한 3년간 작업 도중 다쳐 야간에 응급실로 불려간 것만 두 번이 넘는다"고 말했다.

또 양팔이 잘린 여성, 다리를 잃은 외국인 등 다른 노동자가 당했던 안전사고 사례를 들며 DK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지적했다.

DK 관계자는 A씨가 당한 안전사고 이력에 대해 "한 차례 산재 처리가 된 것으로 안다"며 "작은 상처는 치료만 받고 끝내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신체 절단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있었다는 증언에 대해선 "거기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동료 노동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공장 내부 CCTV 영상을 근거로 A씨가 홀로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CCTV 사각지대인 대형 설비 반대편에 있었다고 증언한 동료 외국인 노동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여부를,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DK는 공기 청정기 등 생활가전과 자동차 외장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달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방문한 곳이다. 1993년에 사업을 시작한 이 업체는 이듬해부터 28년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DK 관계자는 "노동부가 조사 중이라 말하기는 그렇지만 회사에선 정상적으로 작업한 것으로만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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