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기 칼럼] 디지털 경험, 나를 새롭게 정의한다
[은서기 칼럼] 디지털 경험, 나를 새롭게 정의한다
  • 은서기 논설위원·경영학박사
  • 승인 2021.08.2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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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서기 논설위원·경영학박사 ⓒ 세이프타임즈
▲ 은서기 논설위원·경영학박사 ⓒ 세이프타임즈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흔히 지표로 삼는 것에는 학력, 자격증, 경험 등이 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이름있는 기업체·공기관 근무 경력 같은 가판, 학력, 자격증 등 스펙이 중요시됐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살아있는 경험을 더 중요시한다.

실제 현장에서 직원을 채용하려 이력서를 받아보면 많은 경험이 있다고 기록한다. 그것을 평가하는 평가자는 경험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몇 시간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뿐이다. 실제 경험자를 뽑아 놓으면 이력서와 다른 경우가 많다.

사전적 의미로 경험이란 어떤 사건을 직접적으로 관철하거나 행동해서 얻어진 결과를 말한다. 그러나 한 개인에게 있어서 경험은 단순하지 않다. 경험이란 삶을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무언가 선택한 대가로 얻어진 산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험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자신만의 자산이기도 하다.

한편 경험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인식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도 준다. 기업이나 사회가 사람들을 바라볼 때 그 사람이 가진 경험을 왜 중요시할까. 세상은 경험한 만큼 보이고, 경험한 만큼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경험한 사람이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경험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하고, 개인을 정의하는 절대적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한때 기업에서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지식경영이란 직원들이 몸으로 익혀 축적된 암묵적인 기술(경험)을 드러나게 해서 기업의 전략자산으로 바꾸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직원이 퇴사해도 현장에서 오감으로 익혀진 경험적인 노하우(knowhow)를 조직에 남겨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지식에는 암묵지(tacit knowledge)와 형식지(explicit knowledge)가 있다. 암묵지는 학습과 경험을 통해 체험적으로 습득되어 개인의 머리와 몸속에 있는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수 없는 지식이다. 형식지는 암묵지가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수 있도록 형식화되어 문자, 영상, 그림 등으로 드러나 형상화된 지식이다. 이런 암묵지를 형식지로 끌어내는 역량이 기업의 역량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개인들이 경험을 통해 얻은 암묵지를 얼마나 많이 형식지로 만들어냈느냐가 그 사람의 역량을 평가하고, 선택의 기준이 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이 보고 만질 수 있도록 자신의 암묵지를 형식지로 잘 바꾸는 사람이 인정을 받는다는 얘기다. 이제 이력서 양식에 쓰는 경험목록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어떻게 할 것인가. 방법은 경험을 디지털화해야 한다. 이것을 디지털경험(digital experience)라 한다. 즉, 자신의 머릿속, 몸속에 있는 경험을 디지털로 바꾸는 것이 디지털 경험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종이 이력서를 쓸 필요가 없다. 상대방이 볼 수 있는 디지털 경험을 보여주면 된다. 자신의 경험이 디지털 경험으로 검색이 되면 된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는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가질 필요도 없다. 자신의 경험을 디지털화하면 돈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경험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읽을거리, 볼거리, 들을 거리, 느낄 거리를 디지털화(글, 그림, 영상 등)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독립혁명의 지도자였던 패트릭 헨리는 "나는 나의 길을 인도해 주는 유일한 램프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경험이란 램프다"라고 말했다. 한 개인의 삶에 있어서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경험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그 무엇 이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험은 세상 속에[서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독립적인 인간이 되게 한다. 그러나 그런 경험이 다른 사람이 보거나 만질 수 없다면 설득하기가 힘들다. 경험이 디지털화되어야 하는 이유다. 단순히 경험의 축적을 넘어 경험의 디지털화가 필요한 시대다. 디지털 시대에는 몸이나 머릿속으로만 축적된 경험은 진정한 경험이 아니다. 그러나 경험이 디지털화됐을 때 의미 있는 경험이 되며, 자신의 정체성을 입증할 수 있다. 디지털 경험(Digital Experience)이 나를 새롭게 정의해주기 때문이다.

■ 은서기 논설위원·경영학박사 △저서 <이제 개인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어품격> <삼성 은부장의 프레젠테이션>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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