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을 사랑하게 되면, 일본이 보입니다"
[인터뷰] "한국을 사랑하게 되면, 일본이 보입니다"
  • 강재혁 기자
  • 승인 2021.07.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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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한국 온 부경대 최초 일본인 유학생
대전대 비지니스일본어학과 구로기 료지 교수
▲ 대전대 비즈니스일본어학과 구로기 료지 교수가 세이프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설명하고 있다. ⓒ 강재혁 기자
▲ 대전대 비즈니스일본어학과 구로기 료지 교수가 세이프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설명하고 있다. ⓒ 강재혁 기자

가깝고도 먼나라 한국과 일본. 문화교류를 통해 서로 발전했지만, 일본은 식민지 지배를 통해 조선인을 학살했다. 그것의 그을음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 남아있다.

역사적인 사건으로 한국인은 일본에 대해 부정적이다. '일본과는 가위, 바위, 보도 이겨야 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증오'로 가득찬 것은 어쩌면 당연한 분위기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대한 제대로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 일본인은 한국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무슨 문화와 사상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른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문화교류를 위해 유학을 온 사람이 있다. 부경대 최초의 일본인 유학생 출신 구로기 료지 대전대 비즈니스일본어학과 교수다.

구로기 교수는 '추억과 같은 미래, 한국과 일본의 상생문화' 등의 저술과 논문을 발표하면서 한국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일본문화학회 문화교류이사로 한일 문화교류에 팔을 걷고 있다.

세이프타임즈가 10일 구로기 교수를 대전대 연구실에 만나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들었다. 학창시절을 일본에서 보내고 한국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그는 한국과 일본에 따끔한 훈수를 뒀다. 

- 유학을 오게 된 계기는

"모교인 후쿠오카대 지도교수님을 통해 부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님을 알게 됐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교수님의 소개를 받아 부경대에 유학을 오게 됐다. 전공은 일본문학이었지만 동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1997년 9월 27살, IMF 직전에 부산에 왔다. 외국인을 위해 일본어를 가르치는 양성과정을 마치고 왔다. 부경대 일어일문과에서 강사로 학생을 가르쳤다. 야간에는 교육대학원에서 한국문학을 공부했다. 한국어를 처음 접했기에 많이 힘들었다.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문학, 일본문학,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일본어 교육을 부전공으로 했기에 일본어 교육을 담당했다."

- 한국어를 어떻게 공부했나

"현장에서 외국어 공부를 한 것이 상당히 좋은 기회였다. 일본에서는 한국에 대한 정보를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할 수 있는 말은 '안녕하세요'밖에 없었다.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듣는 연습부터 시작했다. 그것이 나에게 좋은 공부였다. 언어라는 것은 무엇보다 듣는 것이 가장 빠른 습득인 것 같다. 듣는 것을 잘하게 되면 말하는 것이 빠르게 되는 것 같다.

1년 정도 주위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은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됐다. 그 후 어느 정도 말을 알아듣는 실력까지 올랐다. 사람들이 나에게 말하는 뜻을 알게 돼 나도 사람들과 원활하게 말하게 됐다. 문법 중심으로 말할려고 노력했다. 라디오나 TV를 통해 듣기를 공부했다. TV 프로그램 중 '이소라의 프로포즈'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소라의 발음이 이쁘고, 천천히 말하기 때문에 공부가 잘됐던 기억이 난다."

▲ 대전대 비즈니스일본어학과 구로기 료지 교수가 세이프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설명하고 있다. ⓒ 강재혁 기자
▲ 대전대 비즈니스일본어학과 구로기 료지 교수가 세이프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설명하고 있다. ⓒ 강재혁 기자

- 교직생활중 어려웠던 점과 보람은

"1997년 당시는 국제화를 향해 한국이 해외에서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려고 하기 시작한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한류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지 않았던 시기였다. 한일간의 역사적인 부분을 많이 주장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왔을 때 사람들에게 일본인이란 이유로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매우 불안했었다. 부경대에서 첫 번째 일본인 유학생 입장이기에 더욱 더 그랬다.

학생과 선생의 신분이었기에 어떻게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지 방향을 못 잡았다. 하지만 한국인의 많은 격려와 관심 덕분에 그 상황을 타파할 수 있었다. 학생과 원어민 강사의 역할 모두 가졌던 입장이었다. 때문에 학생의 신분에서 한국어와 문화를 배우고 강사의 입장에서 일본어를 가르쳐 주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의 가치관이 들어가 새로운 가치관이 생겼다. 그것이 지금의 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 일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일본교육의 장점은 상대방의 분위기를 잘 맞출 수 있다는 점이다. 싸우지 않고 말에 순종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을 하자고 하면 아무 문제없이 미리미리 준비하면서 계획대로 할 수 있다.

단점은 표면적으로는 '개성'이나 자기 생각과 주장을 존중한다고 말하면서 현장에서는 그것들을 경시하면서 굉장히 '집단적 지향'이 강하고 사회적 공공의식을 강요한다. 그러한 교육의 모순은 사람의 인격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인 대부분 '개인주의' 의식이 강하지만 자신에게 불이익을 끼칠만한 상황에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 한국의 교육 어떻게 보나

"한국교육의 장점은 일본과 반대다. 스포츠로 비유하자면 '피구'를 하는 것처럼 의견을 부딪치면서 결론을 돌출한다. 처음에 이것을 접했을 때, 일본에도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자기주장을 펼치면서 상대방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표현을 잘하는 부분에서 상당히 부러웠다.

단점은 한국 학생들은 책을 거의 읽지 않고 인터넷 매체를 이용해 핵심 부분만 복사해 그것을 연결해서 발표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작 본인의 생각은 들어가 있지 않은 채 말하는 것 같다. 또한 준비를 너무 빨리빨리 하려는 경향이 있다. 여유있게 자료를 잘 분석하고,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너무 시간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빨리 교육하고 성과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을 학생에게 주어 담백한 학문의 본연의 맛을 느끼지 못한 채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을 볼 때 매우 안타깝게 느껴진다."

- 유학 준비생에게 조언한다면

"한국에 왔던 시기는 한류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정착되지 않았던 시기다. 한국으로 유학을 가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도 일본에서는 한국의 상황과 지식을 알려주는 기회가 많지 않다. 나는 동아시아의 문화 교류에 대해 호기심이 많아서 한·중·일을 서로 알고 싶다는 순수한 호기심 때문에 왔다."

- 유학 당시 한국 분위기는 

"전공을 살려서 일본문화와 언어를 가르칠 수가 있고,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개인적인 흥미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그런 것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시대가 바뀌어 세계에 한류열풍이 불었다. 한국에 아이돌 콘서트를 보러 온다. 자기의 오락적인 만족이나 관심사인 한국문화를 좋아하니까 그런 영향을 받아 실제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유학을 오는 좋은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지금 유학생의 문제점을 말하자면 한류에 대해서는 좋아하지만, 정치나 역사나 본래 있었던 한·일관계 인식에 대해서는 많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유학을 왔을 시기는 '독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을 상당히 많이 받아 한국사람의 의식과 민족성들을 알 수 있는 경험이 됐다."

▲ 대전대 비즈니스일본어학과 구로기 료지 교수가 세이프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설명하고 있다. ⓒ 강재혁 기자
▲ 대전대 비즈니스일본어학과 구로기 료지 교수가 세이프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설명하고 있다. ⓒ 강재혁 기자

- 왜 한국 유학을 선택하나

"지금 일본 유학생은 패션이나 음식문화만 관심이 있다. 즐기러 온다는 목적을 가진 학생이 많다. 이들에게 '한류가 없으면 대체 뭐가 남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현실을 직시하고 한류문화도 좋지만, 그 배경에서 한국사회를 배우려는 자세가 유학생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사회를 보면 일본사회에서 문제되지 않았던 것이 더 잘 보인다. 일본에 있었을 때는 전혀 문제되지 않았던 정치나 역사문제가 한국에 와서 논의되고 그것에 대해 생각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 시각이 유학생들에게는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대중문화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정치·역사적 문제를 보고 한·일 관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만약에 이해하고, 맛보면 일본에서 없는 정서와 한류문화 이외의 한국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 정치에도 시야가 생기고, 한국에 대한 사랑스러운 마음도 생길 수 있다. 그 단계에 들어가면 일본에 대해도 알 수 있다."

- 한국에 대한 관심사는 

"일본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의 문화 속에 담겨져 있는 동아시아적인 정통적 정서나 동아시아 간의 역사의 흐름 그리고 동아시아의 정치에 대해 무관심이다. 도쿄올림픽에 대한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청년층들은 그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

때문에 일본이 어떠한 정서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한국에 살고 있는 유학생들이 한국 정서와 현실을 알면 일본에 대한 문제점과 문화와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상을 이해가 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자기 나라에 대한 기준을 낮아지게 되고 서로가 이해하게 되면 진정한 국제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하고 싶다."

■ 구로기 료지 대전대 비즈니스일본어학과 교수 △일본 후쿠오카대 일본어일본문학과 문학사 및 문학석사, 박사과정 수료 △부경대 일어일문학과 강사 △서울여대 일어일문학과 강사 △서울대 일본어교사 특별양성과정 초빙강사 △전남대 여수캠퍼스 일본학과 객원교수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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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비아 2021-07-11 12:33:41
가깝고도 먼나라
코로나방역으로도 잘나타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