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돗 편지] 미래를 위한 투자
[아나돗 편지] 미래를 위한 투자
  • 정이신 논설위원
  • 승인 2019.08.24 09: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무리 현전일념(現前一念)한다고 해도 미래는 있습니다. 현재가 미래보다 우선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미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현재를 향유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현재에도 있지만 미래에서 보다 완전한 모습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기에, 그 오래된 미래를 지금 여기에서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제가 속한 공동체의 공식 명칭에는 학교가 들어가 있습니다(아나돗학교·교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수단 가운데 하나로 교회가 교육에 대한 주권을 세상에 모두 넘겨주지 말고, 일부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처음부터 기도하며, 교우들의 동의를 얻어 그렇게 정했습니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무너지고 있다고 해서 이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공교육이 그나마 이 사회에서 모든 이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최상의 에스컬레이터 기능을 하고 있기에, 이것을 포기하는 것은 오래된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 됩니다.

사교육 시장이 지닌 긍정적인 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공교육이 완전히 무너져 우리가 이것을 포기했을 때, 크게 손해를 보게 될 이가 누구인지는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많은 손해는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저희는 이것을 늦춰 보려고 여전히 조그만한 대안학교를 운영합니다. 하나님이 보장하시는 은혜와 평화가 넘쳐날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서 교육기회의 균등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늘 말합니다.

▲정이신 아나돗학교 대표간사ㆍ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
▲정이신 아나돗학교 대표간사ㆍ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

우리 아이들은 한반도의 미래입니다. 그런데 우리 하나 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제대로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아이들을 지켜줘야 합니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서로의 아이들을 지켜줘야 합니다. 복합화된 21세기는 내 아이만 지킨다고 해결할 수 있는 사회 문제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서로의 아이들을 지켜주는 것을 통해 내 아이를 지켜야 합니다.

이 땅까지 온 북향민도 멀고도 가까운 우리의 미래입니다. 그들이 우리의 미래에 포함되기에 그들과도 같이 나눠야 합니다. 저는 그들의 모습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인 통일이 힘들게 버티며 살아가는 수준이면 안 되기에 그들과도 같이 갑니다. 제대로 된 교육 기회를 봉쇄당해 그들이 안타깝게 살고 있는 모습을 그냥 두고 방치하면 우리의 미래가 어둡게 되기에 이를 막기 위해 그들과 같이 걷습니다.

미래가 어둡거나 없는 인간만큼 비참한 인간은 없습니다. 그리고 미래를 무시하는 인간만큼 어리석은 인간도 없습니다. 중국의 진시황(秦始皇)은 미래를 무시했습니다. 그래서 영생을 추구하며 불로초(不老草)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미래를 없애려고 했던 그의 행동은 결국 수은중독으로 이어졌고, 오히려 수은중독으로 인해 그의 수명은 단축됐습니다. 진시황이 기원전 210년에 50살의 나이로 죽었다는 기록은 당시의 평균 수명을 고려했을 때 오래 산 것이라고 해도, 영원과 불사(不死)를 꿈꿨던 그의 꿈에 비하면 허망한 시간이었습니다.

진시황은 꿈을 꾼 후, 자기 다음 대에 다른 왕조로 황제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해 불로를 가장한 불사를 꿈꿨습니다. 이는 미래를 무시했던 것이며, 후손에게 돌아가야 할 시간을 자신의 것이라고 억지주장을 펼쳤던 것에 불과합니다. 진시황이 시간을 빼앗아 버린 아들 호해(胡亥)의 최후는 그가 가졌던 불사의 욕심처럼 허망했습니다.

결국 내 아이에게 주어진 시간을 무시하는 것은 나의 미래를 무시하는 것이며, 우리 아이들을 무시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무시하는 것이 됩니다. 또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나와 우리의 미래를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나와 우리의 미래를 지켜보고자 저희는 오늘도 교육기회의 균등을 외치며 대안학교를 운영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용만이 2019-08-24 18:17:00
공교육이 무너지면 미래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