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힐스파는 지난해 한가위를 앞두고 찜질방 이벤트를 벌였다. ⓒ 드래곤힐스파 제공

다음달 4일(음력 8월 15일)은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 중국도 중추절(仲秋節)이나 '월석(月夕)'이라고 해 명절로 삼고 있다. 추석의 기원은 유가(儒家)의 경전인 <예기(禮記)>의 '춘조일 추석월(春朝日 秋夕月)'이라고 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석(秋夕)의 한자 뜻은 '가을저녁'으로 '월석'의 의미를 담아 '가을 달빛이 가장 밝은 저녁'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추석의 유래는 신라초기 유리왕 때에서 찾을 수 있다. 왕녀들이 편을 갈라 8월 초하루부터 보름날까지 베를 짜 성적을 평가, 진편이 술과 음식을 대접했다고 한다. 이 때 노래하고 춤추며 온갖 놀이를 했다. 더불어 8월이면 조정에서 달에게 절하는 의식이 있었다. 8월 15일에는 왕이 풍악을 울리게 하고, 관원들은 활쏘기 대회를 열었다.

이때 짠 삼베를 우승한 사람에게 상으로 주었는데 이를 가배(嘉俳)라 했다. 지금의 추석의 기원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추석을 명절로 삼은 것이 고대 삼국시대부터 였으니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명절임이 틀림없다.

그럼 우리 조상들은 추석날 처음하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아침 일찍 일어나 '차례'를 지내는 일이었다. 신라시대는 불교의 영향으로 '목욕재계'가 유행했던 시기다. 조상들은 차례를 지내는 추석 당일보다는 하루 전에 목욕을 하며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했다.

흔히 목욕재계(沐浴齋戒), 정진결재(精進潔齋)라는 표현을 쓴다. 이는 제사를 올리기 전 몸을 잘 씻어 금기(禁忌)를 지키고,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심신을 정갈하게 한다는 의미다. 이런 행위는 우리나라 전통제례의 중요한 과정 중에 하나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필자가 어렸던 1970년대까지만 해도 추석 전날이면 아버지 손에 끌려 동네 목욕탕에 가서 묵은 때를 벗겨 내던 아버지의 매운 손길이 있었다. 그 당시 목욕탕 안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동네 어르신과 마주치면 벌거벗은 모습인데 인사를 해야 하나, 모른척 해야 하나, 고민 아닌 고민을 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추석이 3일 연휴로 바뀌고 목욕탕에 찜질방이 도입된 2000년대 초부터는 찜질방이 피로회복과 휴식을 주는 장소로 발전하면서 명절 전날 목욕을 하기 위해 목욕탕을 찾는 사람들은 많이 줄었다.

반면 차례를 지낸 후 오후 시간이나 명절 다음날에 피로를 풀기 위해 찜질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찜질방 업소들은 명절대목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는 곳도 많다. 세시풍속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올해 추석은 임시 공휴일을 포함해 10일간의 긴 연휴가 이어진다. 추석 전날 목욕탕을 찾아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목욕재계와 정진결재를 하고, 차례를 지낸 후에는 가족과 찜질방에서 명절피로를 날려 보심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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