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조치 위반 무더기 적발에 또 사망사고

▲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고압산소 취급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 소방청
▲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고압산소 취급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 소방청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두고 철저히 실행해 재해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올해 시무식에서 '경영활동 최우선을 안전에 두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은 따로 놀고 있다.

8일 오전 9시 40분쯤 포스코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언로더를 정비하던 협력업체 직원 A(35)씨가 숨졌기 때문이다. 언로더는 철광석이나 석탄 등을 옮기는 데 쓰는 크레인이다.

이번 사고는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안전보건조치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된 뒤 발생해 '안전불감증'에 대한 심각한 조직문화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2018~2020년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산재로 포스코와 협력사 직원 1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9일 포항제철소 3소결공장에서 협력사 하청업체 직원 1명이 집진기 보강공사를 하던 중 부식된 배관 파손으로 추락해 숨졌다.

같은 달 23일에도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야간근무 출근중에 제철소 도로에서 25t 덤프트럭과 충돌해 사망했다.

고용노동부가 3년간 정기·기획·특별감독 6차례 통해 사후약방문 안전 대책을 내놨지만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모습이다.

대구노동청 포항지청은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올해 1월 11일까지 근로감독관과 안전보건공단 전문가 33명을 투입했다. 포항제철소 사업장 전반 안전보건조치를 감독한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331건이 쏟아졌다.

포스코는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2018년부터 3년간 노후설비 교체 등 1조3157억원을 투자해 작업환경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안전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사내외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정우 회장이 최근 그룹운영회에서 "안전조치를 취하느라 생산이 미달하는 것은 앞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상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현장은 무풍지대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잇따른 지적에도 불구, 사망사고가 재발하면서 최정우 회장의 리더십과 조직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가 "회사가 1조원 이상을 들여 작업 현장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집진기 등을 제외하면 별로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이 그 이유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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