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개인이 어리석으면 그 자신의 삶만 고달프지만, 정치인과 정부 관료들이 어리석으면 국민의 삶이 고달파진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국민들이 고달픈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행복한 삶을 살 것인지는 정치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현재 많은 국민들은 고달프기만 하다.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한 사회를 지탱하는 상식, 법치 그리고 정치가 제자리를 못 잡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상식이 통하고, 법치가 제대로 서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가 이끌어가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특히 민주주의는 상식에 기초하여 살만하고, 희망이 가득 차고, 정직한 공동체를 이루는 제도다.

또한 민주주의는 거짓을 거부하고 진실을 지향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상식, 법치 그리고 정치가 바로서야 하는 이유다.

상식이란 무엇인가? 상식은 어떤 진영이나 이념, 사회현상, 종교적 신념, 그리고 학문적인 입장을 떠나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 지식이나 문화 그리고 행동양식이다.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면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표창장과 논문 등을 위조해 대학에 들어간다면 불법을 논하기 전에 상식에 반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사회는 이념적 진영으로 갈라져 서로 옳고 그르다고 싸우고 있는 현상을 지루하게 지켜보고 있다.

비상식이 판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공동체를 유지할 수 도, 꿈을 가질 수도 없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란 법과 원칙이 지켜지고 과거로부터 우리 삶 속에 축적된 경험과 지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상식을 따르면 예측 가능하고 바른 사회가 된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다음으로 법치란 무엇인가? 법치는 사람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국가원리를 말한다. 법에 의해 국가권력을 통제하고 인위적인 통치를 배격하는 것을 말한다. 법의 지배란 절대 권력을 견제하며 자의대로 통치하는 것을 막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제정된 법률에 의해서만 통치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인치(人治)가 아닌 법치(法治) 국가다. 법치주의 기본원칙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장관이나 돈 많은 부자나 일반서민이나 모두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데 우리사회는 정치가 법을 무너뜨리고 있다.

정치권력은 상식을 벗어난 부동산3법, 임대차3법, 기업규제3법, 공수처법 등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법을 마구잡이로 만들고 뜯어 고치고 있다. 심지어 검찰청을 없애는 법도 만들겠다고 한다. 골이 안 들어간다고 축구경기 중에 경기규칙을 바꾸는 격이다.

법의 통치(rule of law)가 아닌 법에 의한 통치(rule by law)가 만연하고 있다. 이처럼 법이 정치에 휘둘리는 사회가 되면 불행하게 된다. 이런 결과는 사회적 혼란과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뿐이다. 법도 상식에 기반 해 만들어져야 한다. 법은 상식에서 출발하여 조문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란 권력을 위임 받은 자(者)가 국가 사회를 바르게 다스리는 행위이다. 바르게 다스리지 못하면 정치가 아니다. 또한 정치는 협상과 타협의 산물이다. 권력자의 생각만 밀어 붙이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다양한 계층의 생각도 들으며,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타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정치다.

정치의 역할은 무엇인가? 첫째, 정치는 사회 통합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간 다양한 이해관계의 합리적 조정을 통해 대립과 갈등을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분열의 정치로 수많은 갈등만 양산하고 있다. 공정도, 정의도, 인권도 진영 간에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통합도 질서도 유지할 수 없다.

둘째, 정치는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국민의 욕망이 정책에 반영되게 함으로써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집값 폭등, 전·월세 대란, 고용절벽, 자영업자의 몰락, 세금폭탄 등으로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기업들도 각종 규제로 강화로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는 한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공동의 의사결정을 통해 사회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즉흥적이며 포퓰리즘만 난무하고 나라의 비전을 이야기하는 지도자는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권력을 국가기관이 잘 나누어 사용하는 국가를 말한다. 또한 모든 국민의 의견을 모아 국가의 권력을 위임할 대상(중앙·지방정부의 통치자, 국회의원, 시도의원 등)을 선출하고, 법을 만드는 입법부, 법에 따라 국가의 일을 수행하는 행정부, 법에 비추어 잘못된 일을 심판하고 바로 잡는 사법부 같은 기관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 리더십은 기로에 서있다. 정치가 서로 다른 영역을 가진 상식과 법치를 덮어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식은 옳은가 그른가를, 법치는 합법인가 불법인가를 따지는 영역이다. 상식을 벗어나는, 법치를 무너뜨리는 정치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만 줄뿐이다. 국가 장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 정치를 제자리로 돌려놔야 할 때다. 상식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 등 헌법가치가 제자리에 서게 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 정치를 제자리로 돌릴 수 있는 것은 오직 주권자인 국민에게 있다.

국민은 상식과 법치를 무너뜨리는 정치세력을 과감하게 심판할 것이다. 상식과 법치 그리고 정치는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그릇이다. 어느 누구도 이 그릇이 제자리에 있을 때만 국가가 강건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은서기 디지털평론가·경영학박사 △저서 <이제 개인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어품격> <삼성 은부장의 프레젠테이션>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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