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자임Q10 뇌심부 투여 파킨슨병 진행 억제 확인
기존보다 적은 용량으로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 막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왼쪽), 의공학과 최영빈 ⓒ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왼쪽), 의공학과 최영빈 ⓒ 서울대병원

파킨슨병은 중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돼 발생, 악화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떨림, 경직, 자세 불안과 보행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매와 더불어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의공학과 최영빈, 성균관대 박천권 교수팀은 항산화제 코엔자임Q10을 뇌 심부에 직접 투여하면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을 더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연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항산화제인 코엔자임Q10은 여러 대사활동에 필요한 물질이다. 몇몇 연구에서 코엔자임Q10이 파킨슨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고 밝혀지면서 일부 파킨슨병 환자들은 코엔자임Q10을 경구 복용했다.

다만 경구에 투여한 코엔자임Q10은 체내 흡수율이 매우 낮다. 또한 혈액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혈뇌장벽 때문에 뇌 심부까지 약물이 도달하기 어려워 치료 효율이 떨어졌다. 결국 환자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을 복용해야 했지만 그 효과는 여전히 낮았다.

연구팀은 약물이 필요한 뇌 심부에 코엔자임Q10을 직접 전달할 수 있다면, 매우 적은 용량으로도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실험 결과, 고용량을 경구 복용한 생쥐보다 극소량의 코엔자임Q10을 뇌 심부에 직접 투여한 생쥐가 행동 장애, 염증 수치 변화,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 등에서 회복이 우수했다.

▲ 그룹별 온전한 병변 부위의 티로신 수산화효소 반응을 나타낸 그림. 티로신 수산화효소가 잘 관찰될수록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이 적음을 의미한다. ⓒ 서울대병원
▲ 그룹별 온전한 병변 부위의 티로신 수산화효소 반응을 나타낸 그림. 티로신 수산화효소가 잘 관찰될수록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이 적음을 의미한다. ⓒ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파킨슨병이 발생한 실험용 생쥐를 △조치가 없는 그룹 △고농도 Q10 구강복용 △생리 식염액 뇌심부 주입 △최저농도 Q10 주입 △저농도 Q10 주입 등 5개의 그룹으로 나눠 차이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알젯 삼투성 미니 펌프를 활용해 해당 물질을 주입했다. 알젯 펌프 사용에 따른 변수를 측정하기 위한 대조군으로 코엔자임Q10이 없는 식염수를 뇌심부에 투입했다.

그룹별로 뇌의 티로신 수산화효소(Tyrosine hydroxylase) 반응을 관찰했다. 티로신 수산화효소는 도파민의 합성을 조절하는 주요 인자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 증상이 심해질수록 티로신 수산화효소가 적게 관찰된다.

실제로 온전한 상태일때는 모든 그룹에서 티로신 수산화효소 반응이 활발하다. 반면 병변이 발생한 부위는 티로신 수산화효소가 더 적게 관찰된다.

이후 시간을 두고 관찰한 결과, 코엔자임Q10을 직접 주입한  그룹은 구강 복용하거나 조치를 하지 않은 그룹보다 티로신 수산화효소 반응이 비교적 더 많이 관찰됐다.

코엔자임Q10을 직접 뇌 심부에 투여하는 방식이 파킨슨병 억제에 더 효과적임을 의미한다.

최영빈 교수는 "뇌 심부 약물 주입이 가능한 기존 의료기기에 소량의 코엔자임Q10을 전달하는 기능을 추가한다면, 파킨슨병 치료에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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