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청주~괴산 국도 모래재를 넘어 내리막길을 달리는 한 덤프트럭의 번호판이 보이지 않는다. ⓒ 서동명 기자
▲ 29일 청주~괴산 국도 모래재를 넘어 내리막길을 달리는 한 덤프트럭의 번호판이 보이지 않는다. ⓒ 서동명 기자

"화물차가 옆에 지나 갈 때면 불안 불안해요."

29일 오후 청주~괴산 국도 모래재 오르막길. 덤프트럭 뒤를 따라 주행하던 승용차 운전자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 덤프트럭에서 흙이 날려 승용차 앞유리로 떨어졌다. 순간 당황해서 핸들을 틀다 차선을 넘을뻔 했다. 다행히 뒤에 따라오는 차량이 없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공사현장에서 흙을 실으면서 넘친 흙이 적재함 뒤에 붙어있다가 바람에 날려 뒤차량으로 날린 것이다. 덤프트럭은 흙을 가득 싣고 운행중이었다. 차량번호판은 흙으로 뒤덮혀 가까이서 조차 식별이 불가능했다.

갓길에 세우고 번호판이 보이지 않는 덤프트럭을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했다. 오르막길에서 흙을 많이 실어 저속으로 운행하던 차량은 내리막길에서는 가속도가 붙어 순식간에 지나갔다. 뒤따라가던 차량은 흙이 날려 차선을 바꾸는 아찔한 상황이 속출했다. 게다가 차량번호판 조차 보이지 않아 무적차량과 다를 바 없었다. 난폭운전과 불법운전도 가세했다.

승용차 운전자 석모(44)씨는 "현장에서 나오기 전에 적재함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다”며 "덤프트럭이 흙을 날리고 지나가면 식은땀이 흐른다"고 말했다.

건설업체에 근무하는 유모(50)씨는 "대형공사장에서는 덤프가 나갈 때 반드시 세륜기를 거치고 고압분무기로 차량에 있는 먼지를 제거해주는 근로자가 상주한다"며 "작은 현장은 비용이 많이 들기에 고압분무기조차 설치하지 않은곳이 많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운행 실태는 어떨까. 화물차 후면에 있는 번호판등이나 차폭등이 고장난 차량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29일 오후 9시40분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남이분기점을 운행하면서 화물차 2대가 차폭등이 고장난 채 운행하는 것을 발견했다. 멀리서 한쪽불만 보고 소형차량으로 인식, 추월하려다가 대형 화물차를 확인하고 당황했다.

승용차 운전자 강모(39)씨는"과속차량보다 차폭등이나 브레이크등이 고장난 차가 더 무섭다"며 "관련기간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화물차 운전자 권모(48)씨는 "화물차는 교통사고때 사망사고가 많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차폭등은 운전자들이 고장난 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주변인이 알려주면 좋을텐데 그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2016년 화물차 사고 2만6704건 가운데 사망자가 956명으로 3.6%의 치사율을 보였다. 승용차 사고는 전체 사고발생 14만8639명 가운데 사망자 2123명을 기록해 1.4%의 치사율을 보였다. 화물차 사망사고가 승용차 사망사고에 비해 2.5배가 넘는다.

▲ 29일 대전시 유성구 아파트단지 앞 횡단보도옆에 대형 덤프트럭이 주차돼 있다. ⓒ 오선이 기자
▲ 29일 대전시 유성구 아파트단지 앞 횡단보도옆에 대형 덤프트럭이 주차돼 있다. ⓒ 오선이 기자

대전시 유성구 노은휴먼시아4단지 앞 횡단보도앞에 대형 덤프트럭이 주차돼 있었다. 아이를 기다리는 김모(32)씨는 "대형차가 횡단보도 옆에 주차하고 있어 위험할 때가 많다"며 "덤프는 원래 신고된 한곳에만 세워야 하는거 아니냐"고 말했다.

31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 시장 앞. 1톤 화물차는 아예 플래카드로 번호판을 가린 채 서 있었다. 정면에 있는 주정차 단속 CCTV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였다. 시민 김모(51)씨는 "좁은 도로에 한 차로를 막고 있으니 위험하기도 하고 원래 번호판을 가리면 불법이 아니냐고"고 되물었다.

자동차관리법 10조는 누구든지 자동차 번호판을 가리거나 알아보기 곤란하게 해서는 안되고 운행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반시 운전자는 3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도로교통법은 모든차의 운전자는 야간에 전조등, 차폭등, 미등을 켜야한다 위반시 승용·승합차는 2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 29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 시장 앞에 1톤 화물차가 플래카드로 차량번호판을 가린 채 주차돼 있다. ⓒ 박채원 기자
▲ 29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 시장 앞에 1톤 화물차가 플래카드로 차량번호판을 가린 채 주차돼 있다. ⓒ 박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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