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오른쪽)이 2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 국회방송

"박성재 장관이 쌍욕" 등 홍철호 전 정무수석 수사 외압 정황이 담긴 검찰 내부 녹취록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공개된 해당 녹취록에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 초기 검사장 시절, 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문지석·엄희준 검사 녹취록에는 엄 검사가 문 검사에게 "그때 법무부·대검에서 얼마나 난리 쳤는지 다 아시지 않나"며 "박성재 장관이 (당시) 부천지청장 잘못 보냈다고 검찰국장한테 쌍욕하고 그랬다"는 발언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엄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검사장 승진을 포기하면서까지 수사팀을 지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수사는 2023년 부천지청에서 진행된 홍철호 전 정무수석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이다. 부천지청은 2023년 홍 전 수석의 지인이 22대 총선을 앞두고 한 모임에서 굽네치킨 상품권을 기부한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사건을 수사했다.

홍철호 전 수석은 굽네치킨 창업자로 지난해 총선 때 국민의힘 예비후보 자격으로 김포을 지역구에 출마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인인 강모씨가 기부한 굽네치킨 상품권을 받은 모임 구성원 상당수가 김포시에 거주하고 있어서 홍 전 수석이 여기에 관여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부천지청은 해당 수사를 하면서 지난해 8월 굽네치킨 관련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강씨만 기소하고 사건을 마무리했으며 강씨는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명정대해야 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없는 사건을 조작해서 만들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사적 이익을 위해 기강을 파괴하거나 질서를 어지럽히는 데 권한을 사용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쿠팡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검찰 부당 수사 의혹과 이날 공개된 고위직 수사 외압 의혹 등 사정기관의 국기 문란 행위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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