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후위기탄소경제포럼 '열기'
글로벌 AI 발전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이 시작된다.
국회 기후위기탈탄소경제포럼은 18일 그린피스, 에너지전환포럼과 국회 의원회관에서 AI 혁신 성장을 위한 에너지정책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에는 △이광용 네이버클라우드 상무 △김선교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연구위원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임장혁 기후솔루션 연구원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 등이 참석했다.
토론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우 의장은 "새롭게 시작된 이재명 정부는 대한민국을 AI 강국으로 만드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AI는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릴 정도로 전력 소모가 크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정책 등 종합적인 산업 정책에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애쓰모글루 교수의 말처럼 기술 발전이 사회적 성장과 진보로 연결되도록 적절한 제도와 규범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은 대런 애쓰모글루 MIT 교수가 화상으로 진행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chat GPT 등으로 대표되는 파운데이션 모델은 막대한 에너지 소모가 필요하다"며 "도메인 특화 AI 모델은 비교적 낮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특정 직종이나 산업에서 높은 생산성과 실용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AI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인지는 사회의 결정에 달렸다"며 "한국은 민주적 거버넌스와 사회적 참여를 통해 에너지 전환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다르시 드라우트 베하레스 존스홉킨스대 탄소중립 산업정책연구소 컨설턴트가 발제를 맡았다.
다르시 컨설턴트는 "한국은 제조 부문에서 에너지 집약적인 품목이 20%를 넘게 차지하는 데 비해 에너지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그 가운데 화석에너지 수입 비중이 재생에너지보다 높은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생에너지는 비중을 늘리기 위해 반도체 등 산업 정책에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고 덧붙였다.
토론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와 정부 역할 △AI 붐에 따른 전력망 과부하 △AI·에너지 전환이 이끄는 혁신성장 기회 △동남권 RE100 클러스터 조성 방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LNG 발전 대체 방안 △글로벌 AI 시장과 재생에너지 전환 등을 중점으로 논의했다.
이날 토론자로 이광용 네이버클라우드 상무가 대리 참석해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의 토론문을 대신 발표했다.
그는 "AI산업의 빠른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에서 요구되는 전력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가 이산화탄소 배출 주범으로 지목되지 않기 위해서는 민간 투자에 의존할 게 아니라 정부의 전략적인 에너지 인프라 구조 전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AI의 학습·추론작업에 따른 전력량 구분 필요성 질문에 "AI가 검색될 때도 전력이 사용되는 등 전력량은 더 세밀하게 구분될 수 있다"며 "인프라 모델도 처음에는 무조건 크고 성능도 최고로 좋게 개발하려 했지만 현재는 적당한 크기 내에 최적의 성능을 찾고 있다"며 "현재의 AI시스템을 바탕으로 모든 걸 예측하려고 해선 안된다"고 이광용 상무는 답변했다.
김선교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연구위원은 "AI가 발전할수록 데이터센터 구축이 요구되는데 미·중·유럽이 데이터센터 전력소비의 85%를 독식하고 있다"며 "한국은 데이터센터 수요가 1%로 향후 급성장이 예상돼 재생에너지, 전력망 확대와 전력시장 선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홍종호 좌장의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의 현실성에 대한 질문에 "전국의 석탄발전소와 가스터빈 활용해 탈탄소화와 전력인프라 등을 모두 소화해야 구축 후에도 지속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김선교 연구위원은 답했다.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는 "전기는 IT투자처럼 다른 유형자산과 달리 단순한 투자 이상의 추가적인 이익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는 작은 발전소들이 많아지는 형태로 구축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기 위한 효율적인 에너지관리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족하는 RE100 캠페인은 연 단위로 매칭해 계산하는 단계에서 시간 단위로 매칭하는 단계로 넘어오고 있다"며 "한국은 아직 연 단위 매칭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RE100 참여를 선언한 국내기업의 전력사용량은 한국의 전력 소비량의 10%도 안된다"며 "재생에너지 전환을 하겠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인과 동남권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발전 설비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동남권에 현재 존재하는 재생에너지 설비는 미흡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정부는 전력송전망과 재생에너지, 산업 클러스터 위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RE100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며 "분산형 전력망을 활용해 전력공급망과 전력계통 거버넌스를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경제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환 의원은 "AI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지역별 전력 수급 불균형 문제도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RE100 등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전력망을 어떻게 연계하고 조정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롭게 시작된 이재명 정부가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통해 에너지 전환과 일자리 창출을 추진한다"며 "에너지 전환을 통해 새로운 문명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지 민·관·전문가 등이 함께 해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