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수 부족의 이유로 한국은행에서 170조원이 넘는 돈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4년 한은에서 173조원을 일시 차입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알 수 있는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인 2023년(117조6000억원)보다 47% 늘었다. 정부가 172조원은 상환해 아직 1조원이 남은 상태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가운데 세입·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유사하다.
정부가 한은 마이너스 통장을 빈번하게 사용할수록 세출에 비해 세금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10월 10차례에 걸쳐 15조4000억원을 빌린 데 이어 지난달 30~31일에도 5조원을 빌렸다. 일시대출은 84회에 달해 2023년보다 20회 증가했다.
과거 전례와 비교할 때 연말에 가까운 10~12월에 실행한 일시차입은 7년 만이다.
이에 따라 최근 2년간 정부 세수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는 2092억원, 2023년 대비 비용 부담이 5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임광현 의원은 "일시적 자금 부족을 조절하기 위해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대출받는 일시차입이 감세정책·경기둔화로 인해 만성적인 대규모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2년간 2000억원이 넘는 이자 부담을 발생시키고 있어 이를 타개하는 재정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