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토정보공사(LX) 직원들이 측량정보를 무단으로 외부에 유출해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LX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특정감사를 통해 경영상 비밀에 해당하는 측량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팀장 A씨를 지난달 31일 파면했다.
또 수석팀장이었던 B씨와 정보를 건네받은 측량·건설업체 3곳을 경찰에 고발했다.
LX 지적측량 사업은 전체 매출 9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지적측량은 각 필지의 경계, 좌표, 면적을 측정해 땅의 가치를 정하는 중요 정보로 A씨와 B씨는 이를 외부 업체에 불법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1년 간 공사 내부 업무 시스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측량 파일의 암호를 해제해 외부 업체 이메일로 전송했다.
A씨가 유출한 자료는 143건으로 이 가운데 112건은 건설업체로, 31건은 토목 설계사무소로 제공됐다. 해당 업체들은 정보를 받아 지적측량에 활용했다.
B씨도 같은 방식으로 245건의 측량정보를 외부 업체에 유출했다. 특히 사내 은퇴 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돼 사무실 출근 의무가 없지만 정보 유출을 목적으로 108회나 출근했다.
B씨는 지난 6월 퇴직 후에도 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추가로 6건의 파일을 유출했으며, 감사를 통해 밝혀진 유출된 파일은 388건에 달했다.
B씨는 최대 10년 동안 외부 업체에 측량정보를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A씨는 최소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B씨는 감사 과정에서 자료 유출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친분 있는 후배의 요청으로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 자료를 제공한 것뿐, 그 대가로 어떠한 금전적 이익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사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A씨를 파면, B씨와 관련 업체 등 모두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또 관리 책임자인 지사장은 1개월 정직 처분을 내리고 파일 암호화 해제 권한 통제 등 보안 대책 강화를 지시했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손해액 산정은 검토 과정에 있다"며 "변제 가능성과 민사소송 여부는 추후에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