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이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으로 금융감독원에 신고당했다. 이는 금감원에 그린워싱으로 신고된 첫 사례다.
기후솔루션은 신재생에너지 사업투자 명목으로 2회에 걸쳐 3200억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해놓고 이 자금을 모두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투입한 서부발전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감원에 신고했다고 4일 밝혔다.
기후솔루션이 주장하는 서부발전의 위반 혐의는 녹색채권을 발행하면서 투자설명서에 '태양광 등 녹색 부문에 투자하겠다'고 거짓으로 기재한 점과,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화석연료발전에 투자해놓고 신재생 발전설비에 투자했다고 거짓 기재했다는 점이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2022년 서부발전이 첫 녹색채권 1300억원을 발행할 때, 당시 채권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는 자금 사용목적을 '신재생 발전설비 건설 등'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투자자에게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태양광발전·풍력발전·연료전지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신용평가사는 서부발전의 녹색채권에 최고등급을 부여했다.
같은 해 서부발전은 두 번째로 1900억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이때도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지난 녹색채권을 통해 모은 금액이 신재생 발전설비 투자를 위한 시설자금이었다'고 기재했다.
이는 녹색채권을 계획대로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설비에 사용했다고 명기한 것이다. 또 두번째 녹색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 역시 '신재생 발전설비 건설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서부발전은 기타공시 첨부서류 중 ESG 금융상품 인증서의 사용목적에 'LNG 발전'을 끼워 넣었다. 게다가 서부발전은 지난해 4월 홈페이지에 '한국서부발전 녹색채권 투자자 안내문'에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 3200억원을 재생에너지 사업이 아닌 '김포열병합 건설사업'에 투자했다고 기재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서부발전이 투자자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금감원에 신고했다.
LNG열병합발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발전의 70% 수준인데, 서부발전이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사용해놓고 친환경 사업에 사용했다고 거짓으로 알렸다는 것이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장은 "LNG발전과 재생에너지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후위험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서부발전은 이같은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감춘 것이나 다름없다"며 "자본시장의 신뢰와 ESG 발전을 저해했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환경부 "포스코 탄소중립 브랜드 그리닛 그린워싱"
- "한전 독점적 지위로 망 이용료 차별부과" … 기후 솔루션,공정위 신고
- 중부발전·SK E&S '블루수소' 만든다더니 … 온실가스 과다 배출?
- 환경단체들 한전의 '글로벌 녹색채권' 사용처 의문 제기
- 한화큐셀, 콜로라도에 대형 태양광 발전소 건설
- 서부발전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위촉식, 내부통제체계 구축 설명회 진행
- 서부발전 '혼소발전에 3조7000억' … 역행하는 탄소중립
- 석탄발전 투자 많은 손보사들 "간접 온실가스 다량 배출"
- 한화파워시스템·가스로그 "무탄소 친환경 선박 시대로 전환"
- 가축분뇨 메탄 2.5배↑… 온실가스 감축 '시급'
- 기후솔루션 "메탄 수입 기준 도입 시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