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삼성전자 대책 마련 촉구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에서 휴대폰 제조를 맡았던 21살 노동자가 백혈병에 걸려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등 48개 단체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업체 삼성이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해당 노동자는 특성화고 3학년이었던 2021년 10월 경북 구미의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 케이엠텍에서 일을 시작했다. 2022년 1월부터 영진전문대의 고숙련 일·학습병행제도를 통해 일을 이어갔다.
반올림에 따르면 노동자는 납땜이 된 휴대폰 기판 위에 플라스틱 부품을 수작업으로 하루 2000개씩 조립했다.
노동자는 조립 전 기판의 먼지·이물질 제거를 위해 공기총을 사용했고 그 때마다 과일향과 기름냄새를 맡았다.
조립 후엔 휴대폰 뒷면을 고온으로 압착하는데 접착제가 녹아 유해물질이 배출될 가능성이 있지만 작업장의 배기, 환기 시스템은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동안 이같은 업무를 하던 노동자는 지난해 9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반올림은 노동자가 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케이엠텍이 무급휴직 4개월 만에 해고 조치를 했고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 등 산재 관련 서류 제출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진전문대도 고숙련 일학습병행제도에선 개인 사유에 따른 휴학은 최대 3개월까지 가능하다는 이유로 노동자를 자퇴 처리했다.
반올림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케이엠텍에 대한 안전보건 특별점검을 해 문제가 발견되면 즉각 시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케이엠텍과 협의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 협조하겠다"며 "이와 관련해 협력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