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기존에 구축했던 5G 28㎓ 기지국을 제4이동통신사인 스테이지엑스에 매각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사실상 KT가 통신 사업이 아닌 부가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6일 성명을 내고 "KT는 매각 계획을 전면 백지화해야한다"고 규탄했다.
제4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28㎓ 핫스팟 지역에서 기존 5G보다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데이터 과금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의 28㎓ 백홀 와이파이 구현을 위한 기지국 설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테이지엑스는 기지국 설치가 아닌 기존에 설치된 KT기지국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을 낳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수도권 지하철역 218곳에는 이통3사가 공동 구축한 5G 28㎓ 백홀 와이파이용 기지국이 1526대 설치돼 있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인 500여대가 KT가 설치한 기지국이다.
KT는 매각을 통해 일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스테이지엑스 입장에선 1500개가 넘는 기지국을 한 번에 확보해 5G 28㎓ 서비스 개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문제는 스테이지엑스가 KT로부터 구매한 기지국이 정부와 약속한 의무구축분에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테이지엑스에 3년 내 최소 6000대의 28㎓ 기지국을 구축하도록 했다.
과기부가 이렇게 구매한 기지국을 의무구축분으로 인정해 준다면 스테이지엑스는 기지국 투자비용(6000대 기준 1500억)을 아낄 수 있으며 전체 의무구축분의 4분의 1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애초에 스테이지엑스가 신규 투자하겠다고 밝힌 6000대와는 거리가 먼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KT로부터 획득한 기지국을 6000국 구축 의무로 인정한다면 이는 28㎓ 기지국 구축 의무에 대한 불이행"이라며 "정부는 처음부터 의무구축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스테이지엑스에 확실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KT는 28㎓ 기지국 구축과 관련해서 매각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이런 매각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통신기업 본연의 길로 조속히 돌아오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