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한 파두와 상장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이 예고됐다. 쟁점은 '제로'에 가까운 실적을 회사와 상장 주관사들이 알면서도 상장을 강행했다는 의혹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다가올 실적이 부진함을 알면서도 기업공개(IPO)와 상장절차를 강행한 파두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피해를 입은 주주들을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한누리 관계자는 "공시자료에 의하면 파두 IPO는 27만6692명이 1937억원을 투자했다"며 "피해주주는 최소 수만명 이상, 손해액도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집계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7월 초 이미 파두와 상장 주관사들이 2분기 잠정 실적을 미리 알았을 것"이라며 "상장과 공모절차를 중단하고 수요예측(7월 24~25일)이나 청약(7월 27~28일) 등 후속절차를 진행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두는 지난 7월 제출한 증권정정신고서와 첨부된 기업실사 보고서를 통해 "동사 사업은 안정적인 수주현황을 유지하고 있어 영업활동이 악화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매출액의 계속적인 증가와 수익성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 신고서나 투자 성명서 등 중요 사항이 거짓으로 기재되거나 아예 기재되지 않아 증권 취득자가 손해를 입으면 회사와 상장 주관사 등에 손해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파두는 올해 기업공개시장에서 대어로 꼽힌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회사다. 핵심 제품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데이터 저장 장치 SSD(solid state drive) 컨트롤러다.
지난 8월 7일 기업공개를 통해 1조5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으며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금융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올해 연간 매출액 자체 추정치로 1202억원을 제시했지만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80억원에 불과하다.
매출액은 2분기(4∼6월) 5900만원, 3분기(7∼9월) 3억2000만원에 그쳤다. 지난 8일 3분기 매출이 3억2081만원이라고 공시했다. 이후 주가는 9일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튿날인 10일에도 21.93% 폭락했다.
파두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갑작스레 부품 수급을 중단하며 상장을 진행했던 시점까진 실적 규모를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이익미실현기업으로 관련 법규에 요구되는 검토나 입증절차를 통해 적법적으로 상장이 진행됐음을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