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89명 미국 100년 최악의 참사 기록

▲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 주민들이 산불로 잿더미가 된 집을 살피고 있다. ⓒ AFP 연합뉴스
▲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 주민들이 산불로 잿더미가 된 집을 살피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지난 8일 미국 하와이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희생자 90명이 나온 가운데 정부의 미숙한 화재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사이렌 경보기는 산불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하와이주는 마우이섬 내 80개를 포함해 주 전역에 400개의 사이렌 경보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산불이 발생했을 때 단 한 곳에서도 경보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다.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와이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정부는 산불 발생 이후 지역 공무원과 주·연방 정부 공무원들은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고 마우이섬 일대에 6곳의 대피소를 설치해 이재민도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실종자 수색은 물론 피해 복구도 늦어져 현지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산불로 전력과 통신이 끊기는 등 고립된 미우이섬 서부 일대 주민들은 정부 기관이 아닌 자원봉사자들에게 구호 물품 등을 받아 가고 있다.

한 마우이섬 주민은 "세금을 받는 정부의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력 회사가 송전 차단을 하지 않아 불길을 더 키웠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하와이 95%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회사가 전력 차단이 확산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전력을 차단하지 않았다.

하와이 당국자들이 산불 대응에 대한 자원 부족을 알고 있었지만 산불 위험을 과소평가해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하와이주 법무장관실 관계자는 "마우이섬 산불 전후의 주요 의사결정과 대응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종합적인 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하와이 산불 사망자는 12일(현지시간) 현재 89명으로 불어나면서 미국에서 100여년 만에 최악의 산불 피해 참사로 남게 됐다.

웨스트 마우이 등에서 파손된 주택은 2200채에 달하며, 피해 규모는 60억 달러(약 7조9천900억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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