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학부모들의 심각한 갑질이 있었다는 제보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
24일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최근 서이초에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교사들의 제보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A씨의 학급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 학생의 이마를 긋는 사건이 있고 난 후,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학부모가 A씨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가 수십 통의 전화를 했다고 증언한 교사에 따르면 A씨는 "내가 누구에게도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는데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지 모르겠다"며 "방학 후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A씨와 같이 근무했던 또 다른 교사 역시 "고인의 학급에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학생이 있어 A씨가 매우 힘들어했다"고 증언했다.
서이초에서 최근 2~3년 사이 학교폭력을 담당했다는 한 교사는 학폭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 학부모로부터 '나 ○○아빠인데 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학교폭력 민원과 관련된 대부분의 학부모가 법조인이었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이초를 방문해 임시 추모 공간에서 헌화한 후 "일부 학부모의 갑질 민원 제기 의혹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노조에서 제기한 의혹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서이초 교사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서초경찰서는 숨진 교사 A씨가 일했던 학교의 교장·교감을 포함해 교사 60명 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학교 측에 교사 명단 등을 요청했고, A씨의 유가족과 주변인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관련기사
- [김춘만 칼럼] 무너지는 교권, 스스로 목숨 끊는 교사
- [포토뉴스] "마음이 너무 아프다" … 서이초 교사 추모 물결
- 교사노조 "학부모 과도한 민원으로 교육활동 어려워"
- [오늘의 주요 일정]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서이초 교사 추모 공간 마련
- 서동용 의원, 전교조와 '교육활동 보장 5법' 개정안 발의
- 서이초 교사, 사망 전 10차례 상담 요청 … "학부모 전화 소름"
- 김용민 의원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법' 발의
- 교육청 '교권 보호' 조례 시행 … 학교 방문 사전 예약 규정은 '3곳'
- 세이브더칠드런, 숨진 대전 교사 '정서 학대' 판단했다
- '보조금 부당수령 의혹' 한국외식업중앙회 완산지부 압수수색
- 수업 중이던 교사 목 조른 학부모 '징역 1년' 법정구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