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설치 결함, 제품에 문제 없다" 반박

▲  LG전자의 에어컨 화재 발생 비율이 최근 10년 동안 주요 에어컨 제조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 LG전자 홈페이지
▲ LG전자의 에어컨 화재 발생 비율이 최근 10년 동안 주요 에어컨 제조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 LG전자 홈페이지

최근 10년 동안 국내 에어컨 가운데 LG전자의 에어컨에서 가장 많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컨 화재는 모두 273건으로 이 가운데 LG전자 제품에서 발생한 화재는 111건이었다.

LG 에어컨은 국내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이 화재가 발생했고 56건의 화재가 발생한 삼성 에어컨보다 2배 많은 규모다.

서울시와 소방청의 '제조사별 에어컨 화재 현황'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발생한 에어컨 화재에서 LG전자 제품의 비율이 상당수 차지했다. 2014년을 제외하고 삼성전자와 캐리어 등 주요 에어컨 브랜드 가운데  LG의 화재 발생 비율은 50%를 상회했다.

▲ 주요 에어컨 브랜드별 연간 화재 발생현황.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 주요 에어컨 브랜드별 연간 화재 발생현황.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2018년부터 삼성 에어컨 대비 LG 에어컨 화재 발생 비율은 1.6배에서 2배까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에어컨 화재에 대해 LG가 확실하게 대응하지 않아 화재 건수가 치솟는 게 아니냐는 소비자 단체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소방청이 밝힌 에어컨 화재의 발화 원인으로는 전기적 요인이 1521건, 기계적 요인이 193건이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전기적 발생 요인이 많다고 해서 소비자 주의와 관리소홀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제품 결함에 의한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지에프케이(GFK)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은 대체로 삼성전자가 4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LG전자와 비슷한 판매량을 나타낼 것으로 추산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삼성 에어컨과 판매량이 비슷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화재발생 비율이 유독 LG만 높은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LG에어컨이 어떤 경위로 화재가 일어났는지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화재가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청하고 싶어도 해당 정보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권은 확보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서울시 정보공개심의회는 에어컨 화재와 관련해 제조사명을 공개할 방침이었다. LG전자가 서울시를 상대로 공개를 막으려는 소송을 걸었지만 법원은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LG전자는 에어컨 화재 대부분을 소비자 관리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며 "에어컨 제조일자에 따른 화재 발생원인에 대해 매년 조사결과를 발표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수립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LG전자 "설치 결함, 제품에 문제 없다" 반박

소비자 단체의 지적에 대해 LG전자는 조목조목 반박하고 해명했다.

LG전자는 "에어컨 화재는 대부분 전원선을 손으로 꼬아서 연결하는 등 잘못된 설치로 인한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하고 제품결함이 원인인 경우는 흔치 않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서울시에 별도 정보공개 청구해 확인한 결과 화재원인에 제품결함 항목이 추가된 2020년 4월부터 2021년 5월 말까지 제품결함으로 발생한 에어컨 화재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소방청 통계는 2020년 3월까지는 제품결함 항목 자체가 없어서 제품결함이 원인인 화재가 얼마나 있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LG전자는 제조사가 인증한 정식 업체를 통해 제품을 구입하고 설치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 에어컨과 판매량이 비슷할 것으로 추산되는 데 화재 발생 비율이 유독 LG만 높은 것은 문제라는 소비자 단체의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고 적극 해명했다.

LG전자는 "지에프케이에 공식적으로 제품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전혀 없다"며 "삼성이 발표한 지에프케이 데이터에는 LG전자 제품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LG베스트샵 판매량이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 실제 국내 시장 점유율과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에어컨 화재는 대부분 잘못된 설치로 인해 발생하며 제품결함이 원인인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2020년 4월 이후부터 소방청 통계에 제품결함 항목이 추가돼 각 화재 건이 제품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구분 가능하지만 그 이전에는 통계가 없어 확인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화재 재발 방지 관련 대책에 대해 "설치 규정을 강화하고 소비자 대상 냉방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인증받은 정식업체를 통한 제품 구매와 설치를 안내하는 등 화재 발생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