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에서 또 횡령 사건이 터졌다.
24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최근 공사가 조지아 정부와 합작해 현지에 설립한 법인 'JSC넨스크라하이드로'에 파견된 30대 직원 A씨가 160만라리(8억5000만원) 규모의 회삿돈을 횡령했다.
JSC넨스크라하이드로는 수자원공사가 조지아 넨스크라강에 짓는 280MW(메가와트) 규모 대형 발전용 댐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세운 법인이다.
A씨의 횡령 시점은 지난 1월 9~16일이다. A씨는 은행에서 회사로 알림이 가는 것을 막으려 1주일간 100만원이나 200만원 정도의 소액을 반복해서 이체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지난해 초 파견된 A씨는 지난해 말 이후 회계업무를 맡게 됐는데 혼자 자금 관련 업무를 도맡아 감시와 견제가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회사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이를 승인하는 역할과 경영진에 매일 자금 현황을 보고하는 업무를 맡았다.
경영진은 A씨의 보고서만 보고 계좌는 들여다보지는 않은 탓에 횡령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횡령이 적발된 건 A씨가 무단결근을 하면서다. 수자원공사는 A씨가 지난 1월 17일 무단결근을 하자 그제야 그의 행방을 찾는 과정에서 횡령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조지아 트빌리시국제공항에서 출국 직전 회사의 신고로 출동한 현지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수사는 진행 중으로 아직 기소가 이뤄지진 않았다.
A씨는 횡령액을 변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JSC넨스크라하이드로는 A씨의 한국 내 자산을 가압류하는 등의 조처를 한 상태다.
수자원공사는 횡령 사건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과 관련해 해당 사업단 회계·세무·금전 출납 직원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토지 소유권 이전등기를 위한 취득세를 회사에 중복 청구하는 방식으로 85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있었다. 이 직원은 직원 합숙소 보증금 2억원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사업단 직원이 법원 화해결정문까지 위조해가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7억2000여만원을 횡령해 적발되기도 했다.
수자원공사는 85억원 횡령 사건 이후 '재무혁신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횡령 재발 방지책을 시행했지만 외국 정부와 진행하는 사업에서까지 이번 횡령 사건이 터지며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A씨는 조지아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기소가 되면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며 "횡령 사실이 최종 확인되면 A씨를 직위해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