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의 연임을 두고 안팎에서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KT가 우호지분을 늘리려 자사주 맞교환 등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로 연임 도전에 나섰지만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반대로 갈등이 빚어진 상황이다.
20일 경제개혁연구소의 '자기주식 매각을 통한 우호주주 확보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모비스와 7459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고 팔면서 7.7%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같은 해 1월엔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신한은행이 KT 지분 5.48%(4375억원)를, KT는 같은 금액의 신한금융지주 주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업들은 자사주 거래에 대해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우호지분 확대' 차원이라는 해석을 내 놓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KT와 같이 경영진 지분이 낮은 기업에서 자사주 거래를 통한 우호지분 확보 사례가 잦았다.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다른 회사와 자사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우호지분을 늘리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규제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회사 자산을 경영진의 편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일반 투자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자사주 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향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반 투자자 권익 보호'를 명시한 것으로 봤을 때 지배주주가 아닌 주주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자사주를 활용하게끔 정책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개혁연구소 관계자는 "경영진 이익을 위해 회사 자산인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강력한 방법은 소각 목적 등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자기주식의 취득을 금지시키고 처분 시에도 특정인이 아닌 일반 공모나 주주배정으로만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자사주·상호주 보유 공시 강화 등의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