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증권이 지난달 KT 주식에 대해 강력 매수를 추천했다가 최근 이를 번복해 애꿎은 개미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하나증권
▲ 하나증권이 지난달 KT 주식에 대해 강력 매수를 추천했다가 최근 이를 번복해 애꿎은 개미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하나증권

구현모 KT 대표이사(CEO)의 연임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하나증권이 지난달 KT 주식 '강력 매수'를 추천했다가 최근 이를 번복해 애꿎은 개미들에게 혼란을 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6일 증권가 등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달 KT 매수를 강력하게 권하는 보고서(기업 분석 리포트)를 다섯 차례 발표했다.

구 대표가 연임해 '2기 체제'에 들어가면 배당 정책이 유지되고 지배구조 개편도 속도를 낼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보고서엔 "반드시 2월 전 매수해야 한다"(지난달 10일), "2월이면 늦다"(지난달 19일), "2월에는 호재가 연발한다"(지난달 31일) 등의 표현이 담겼다.

하지만 하나증권은 사흘 만에 KT에 대한 '강력 매수' 투자 의견을 철회하며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하나증권은 지난 3일 '분위기 급반전, 탑픽 변경합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KT의 경영 불안에 대한 걱정이 엄습하고 있다"며 지난달까지 통신업종 탑픽으로 꼽았던 KT의 투자 비중을 단기적으로 줄이라고 권고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갑자기 의견을 바꾼 이유는 3월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 연임이 확정돼도 경영 불안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직접 나서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8일 구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하지만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않다"며 반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주인 없는 회사'의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닌 기업의 의사결정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명한 경영활동을 이끌어내는 걸 뜻한다.

일각에선 "당장 사라"에서 "팔아라"로 돌변한 하나증권의 리포트가 투자자들에게 혼란만 야기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T CEO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소 올해 상반기엔 KT의 경영 불안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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