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를 유발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전기실 배터리 1개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지며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인한 화재가 잇따르며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따른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적 디지털 먹통 사태까지 초래됐기 때문이다.
ESS는 다수의 리튬이온 배터리로 만들어지며 주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사용된다. 소규모 ESS는 건물이나 가정의 비상 전원 역할을 할 수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현재까지 ESS로 인한 화재 사고는 38건에 이른다.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의 시작점은 지하 3층 전기실에 보관하고 있던 예비용 배터리로 일종의 ESS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는 주전원이 멈출 때를 대비해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배터리와 비상용 디젤발전기를 갖추고 있다.
주전원이 끊기면 UPS가 곧바로 작동해 30분가량 서버에 전원을 공급하고 그동안 비상 발전기를 가동시켜 비축하거나 인근 주유소에서 끌어오는 경유로 전기를 공급하는 구조다.
SK C&C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는 UPS와 연결돼 있으며 예비용 리튬이온 배터리였다"고 말했다. 배터리는 SK온에서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우리 주변에서도 친숙하게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 전기차 등에도 모두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이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 등으로 구성되는데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과 음극이 만나 과열되며 화재,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2016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고도 분리막 결함이 원인이었다.
배터리 전문가들은 "가장 아찔한 것은 아파트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 수십개를 연달아 붙여놓는 것"이라며 "만약 전기차 1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연달아 화재, 폭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를 이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도 지하 3층에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의 UPS 등 전기 설비들이 몰려있어 화재 진압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SK온 관계자는 세이프타임즈와의 통화해서 "경찰이 수사중인 사안으로 당사의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