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하다'는 말은 부드럽고 달콤한 상상을 부른다. 서정성과 에로스적 감정의 교집합 어디 쯤으로 여겨지는 까닭이다. 그러나 미술사에서 프랑스의 '로맨티시즘(낭만주의)'을 작품으로 만나면 뜨악하게 된다. 피 냄새가 진동하는 격렬한 사건의 현장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고전주의의 엄격함과 이상주의적 형식미에 대한 반발로 탄생한 낭만주의는 이성의 규칙과 속박에서 벗어나 감성적 분위기를 한껏 고취시키며, 현실의 사건 자체에서 인간성의 의미와 삶의 문제를 직시하는 데서 출발한다.1830년, 들라클루아의
"어떻게 이런 그림이 예술이고, 왜 비싼 그림이라는 거지?" "나도 그리겠다."잭슨 폴록(Jackson Pollock, 미국, 1912~1956)의 작품을 보면 이렇게 말하기 쉽다.그는 초현실주의 자동기술법의 영향을 받아 커다란 캔버스를 바닥에 깔아놓고 그 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물감을 흘리고 튀기며 쏟아 부었다. 물감자국을 통해 온몸으로 자신의 궤적을 표현한 '액션 페인팅'을 선보여 화단의 주목을 받는다.그가 오늘날의 명성을 가지게 된 이유는 결과보다 과정을 보여주는 그의 표현기법이 미술사적 의의가 크다는 것.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