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 여인이 잠들어 있다.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듯 표정이 평온하다. 보름달은 환한 얼굴로 세상을 내려다보며 태고의 순수함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여기서 시선이 멈춘 것 같다.아무렇게나 풀어진 긴 머리와 검고 건강한 피부는 그녀가 아직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임을 느끼게 한다. 만돌린을 닮은 악기는 이 외로운 여행에 위안이자 그녀의 유일한 친구인 듯 나란히 누웠다. 고단한 하루를 보낸 몸을 작은 담요에 뉘면서 언제나 그랬듯 밤하늘을 천장 삼아 눈을 감았다.저녁을 먹기는 했을까. 머리맡에 놓인 질그릇 물병에 담긴 물이 오늘
"어떻게 이런 그림이 예술이고, 왜 비싼 그림이라는 거지?" "나도 그리겠다."잭슨 폴록(Jackson Pollock, 미국, 1912~1956)의 작품을 보면 이렇게 말하기 쉽다.그는 초현실주의 자동기술법의 영향을 받아 커다란 캔버스를 바닥에 깔아놓고 그 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물감을 흘리고 튀기며 쏟아 부었다. 물감자국을 통해 온몸으로 자신의 궤적을 표현한 '액션 페인팅'을 선보여 화단의 주목을 받는다.그가 오늘날의 명성을 가지게 된 이유는 결과보다 과정을 보여주는 그의 표현기법이 미술사적 의의가 크다는 것.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