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멘 스텐비크 <바니타스의 알레고리>

▲ 하르멘 스텐비크 '바니타스의 알레고리'(1964) ⓒ 런던국립미술관
▲ 하르멘 스텐비크 '바니타스의 알레고리'(1964) ⓒ 런던국립미술관

죽음이 항상 우리 가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사는 것이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길,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하르멘 스텐비크의 작품 <바니타스의 알레고리>(1964).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은 유한한 인생을 사는 인간에게 삶을 덧없이 보내지 말라고 경고한다. 더불어 세상과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가치 있는 일이라며 세상과 타협한 '무뎌진 양심'에게 일갈을 날린다.

"그래, 너나 잘 먹고 잘 살아라."

이런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타심'이란 남을 돕는 연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 대한 '자기애'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이기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인류가 생존전략으로 '이타적 인간'을 생산하는 것은 '인류공영의 필요조건'이라고 해골의 알레고리는 말하고 있다.

'바니타스(Vanitas, 인생무상) 정물화'는 17세기 초 네델란드에서 유행했다. 네델란드에는 국제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한 상인들이 대거 등장, 유럽지역에서 가장 먼저 부르주아 계급이 출현했다.

처음 '졸부'의 눈을 만족시킨 것은 화려하고 진기한 물건이 그려진 단순한 정물화였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양심의 눈이 있었던 모양인가보다. 그들은 점차 가치로운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바니타스 정물화'를 사들이기에 이른다.

'바니타스 정물화'는 방문자에게 이 집의 주인이 부유하고, 신앙심이 깊고, 교양을 갖춘 '칼뱅주의자'라는 것을 은근히 드러내는 장치로 사용되기도 했다.

'속세에 가치를 두지 말고 영원한 가치를 위해 살라'. 메멘토 모리. 

■ 조경희 미술팀 전문위원 = 충북대학교 사범대학에서 미술교육학을 전공한 뒤 동 대학원에서 미술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충북 단양군에서 교편을 잡은 뒤 미술교사로 재직하면서 충북대학교 미술학과에 출강하며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 서울 성수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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