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한다.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 내용이다.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이나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의 사업장에 적용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법은 오는 27일부터 5인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법 시행 이후 기업은 사고 예방에 전권을 부여한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Chief Safety Officer)를 선임해 산업재해 대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CSO는 기업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조직·인력·예산 운용을 맡아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세이프타임즈가 기업과 기관의 중대재해, 안전사고 실태를 점검하고 CSO, 안전관리자를 탐구하는 연중 기획을 시작한다. [편집자]

■ GS칼텍스 김성민 각자대표 부사장

정유기업 GS칼텍스의 최고안전책임자(CSEO)는 김성민 각자대표 부사장이다.

김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연세대 화학공학 학사를 취득하고 1997년에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이후 GS칼텍스 생산기획부문장 상무와 설비·안전공장장 전무를 거쳐 2022년 PIP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PIP실장으로 부임해 스콜피온스 프로젝트를 총괄해 전사 관점에서 성과 향상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부터 CSEO와 각자대표 겸 생산본부장을 맡아 안전보건환경품질 경영에 주력할 예정이다.

■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노동자 상해·사망

2016년 4월 24일 전남 여수시 중흥동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공장 실험실 직원 A씨가 실험 기구 회전체에 두 손가락이 절단됐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A씨는 접합 수술을 받았다.

2개월 뒤 화물차에서 제품을 내리다가 공장 안에서 25톤 화물차 운전자 B씨가 사망했다.

당시 B씨는 현장 지게차 운전자에게 화물 하역을 조언하고 있었다. 작업 과정에서 지게차 화물이 흔들리다가 B씨에게 떨어졌다.

사고 즉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 화재·폭발 사고

2017년 8월부터 9월 5일까지 GS칼텍스 여수공장에서 모두 세 차례의 사고가 일어났다.

8월 2일 전남 여수시 중흥동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GS칼텍스 2공장의 석유화학 2팀 BTX(벤젠·톨루엔·자일렌) 변전소 패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변전실과 연결된 공정의 전기 공급이 끊어져 공장 생산시설 가동이 한때 멈췄다.

8월 10일엔 원유를 정제한 뒤 발생하는 중질유에 수소를 첨가해 경질제품을 만드는 제3중질유분해시설(VRHCR) 냉각기 근처 배관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배관 내 아스팔트 등이 타면서 검은 연기를 내뿜었고 불길은 2시간 가량 지속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공장건물 유리창 일부가 충격으로 파손됐다.

■ 가스누출 

2017년 9월5일 여수 공장에서 정기점검을 하다가 탈황공정설비의 가스 누출이 발견됐다. 당시 GS칼텍스 관계자는 "점검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기 때문에 사고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선 안전관리에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 기름 유출 사고

2018년 7월 12일 창원 성산구 GS칼텍스 창원물류센터에 정박했던 5900톤급 대형 유조선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유조선의 기름을 육상저장탱크로 옮기던 과정에서 탱크 천장 일부가 파열돼 대량의 기름이 하천과 바다 등으로 유출됐다.

당시 기름이 일정 높이로 차면 알려주는 장비를 수리하면서 관계자들이 기름 저장탱크 유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된 경유 295톤 가운데 233톤 가량이 근처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어갔다.

해당 사고로 GS법인과 팀장 등 관계자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GS칼텍스는 2014년과 2016년에도 여수에서 기름 유출 사고를 내 비판을 받았다.

2014년 1월엔 접안을 시도하던 6만4000톤급 유조선이 GS칼텍스 송유관 3개를 들이받아 원유 유출 사고가 일어났다.

2016년엔 여수국가산업단지 부두에 설치된 GS칼텍스 경유 배관에서 대량의 경유가 유출됐다.

■ 설비 보수·점검 중 사망·부상

2021년 9월엔 여수 공장에서 볼탱크 보수작업을 하던 노동자 C씨가 호흡곤란과 구토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볼탱크는 프로판가스를 저장하는 용기로 C씨는 내부 보수를 위해 샌딩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3월엔 GS칼텍스 여수 1공장에서 미상의 가스가 유출됐다. 유출 상황을 확인하려던 노동자 2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는 4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대정비작업을 준비하다가 발생했다.

■ 안전관련법 위반 

GS칼텍스가 안전관련법을 위반해 부과받은 과태료는 2022년 기준으로 3840만원이다. 

GS칼텍스는 2022년 7월 제조소 등의 지정수량 배수 등 변경 신고를 위반하는 등 모두 5회에 걸쳐 위험물안전관리법을 위반했다.

2022년 3월에도 소량 위험물 저장에 관한 표시를 부착하지 않아 여수소방서에 적발돼 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5월엔 경질플라스틱제 운반용기, 플라스틱 내용기 부착 운반용기의 사용 가능한 유효기간을 초과해 사용하다가 적발됐다.

이 외에도 옥외탱크저장소의 방유제 배수구가 열린 상태로 관리하거나 소방시설 정기점검 결과 기록을 보존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