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한다.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 내용이다.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이나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의 사업장에 적용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무산돼 지난 27일부터 5인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에도 법이 확대 시행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기업은 사고 예방에 전권을 부여한 최고안전책임자(CSO·Chief Safety Officer)를 선임해 산업재해 대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CSO는 기업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조직·인력·예산 운용을 맡아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세이프타임즈가 기업과 기관의 중대재해, 안전사고 실태를 점검하고 CSO, 안전관리자를 탐구하는 연중 기획을 시작한다. [편집자]

■ GS건설 이태승 전무

GS건설의 CSO는 이태승 전무다.

1969년생으로 건국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2021년 1월 GS건설 임원으로 등재된 후 건축수행기획과 CS 업무를 맡았다. 이 전무는 최근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태를 수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 2017년

◇ 2017년 10월 24일 오후 파주 한 공장 건설 현장에서 옥상으로 인양되는 30톤 크레인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크레인을 인양했던 500톤 크레인의 운전석이 파손됐고 30톤 크레인은 반파됐다.

장비 운반 당시 GS 건설은 양중 와이어를 사용하는 대신 운반시간을 줄이려고 실링바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10월 18일 경기 화성 능동 신동탄 파크자이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안전순찰 업무를 맡았던 하도급업체 노동자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

외국인 노동자가 임시 리프트 상부에 숨진 채 누워있던 노동자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노동자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난간 시설 등을 충분히 설치하도록 한 산업안전보건법을 GS건설이 위반했다고 보고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GS건설은 이를 지키지 않고 10월 29일 타일작업을 진행하다 노동부에 적발됐다.

◇ 12월 18일 오후 2시 50분쯤 경기 평택 칠원동의 자이 더 익스프레스 3차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의 팔 역할을 하는 지브가 꺾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노동자들은 타워크레인을 18층 높이에서 20층 높이까지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사고로 노동자 한 명이 추락해 사망했고 같이 일하던 노동자 4명은 부상을 입었다.

■ 2018년

2018년 8월 8일 경기 포천 신북면에서 GS건설이 시공하던 GSE&R 석탄화력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나 노동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노동자들은 석탄화력발전소의 컨베이어타워 점검을 하다가 분진이 발생해 폭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GSE&R은 GS그룹의 발전 계열사다.

■ 2019년

2019년 3월 18일 경북 안동 풍천면 도양리의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을 지탱하던 철물 거푸집이 무너지며 사고가 발생했다. 건물 5층 높이에서 추락한 노동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조사 결과 GS건설은 철물 거푸집을 설치할 때 용접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안전망도 철거했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 사고로 서울시는 GS건설에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내렸다.

■ 2020년

◇ 2020년 4월 6일 새만금 신항 진입도로 및 북측방파호안 축조공사 현장 바지선 위에서 건설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부주의로 인한 굴착기 해상 전복 사고였다.

◇ 4월 8일엔 이천-오산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건설공사 현장에서 터널 첨단부 암반이 탈락해 노동자 1명이 숨졌다.

◇ 5월 7일엔 전남 여수의 MFC 프로젝트 공사장에서 안전고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던 노동자가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 8월 18일 인천 계양 작전동의 계양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철거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한 명이 추락했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는 철거용 외부 비계를 해체하기 위해 외부 분진망을 철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외부 비계가 기울어지며 고압선에 닿았고 노동자는 감전돼 10m 높이에서 떨어졌다.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수술 도중 사망했다.

■ 2021년

2021년 2월 8일 인천 주안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공사현장에서 항타기 와이어 드럼을 점검하던 노동자가 와이어로프에 끼여 숨졌다.

■ 2022년

◇ 2022년 10월 5일 인천 계양 작전동 765번지 힐스테이트 자이 계양 신축공사 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철제계단에서 추락했다. 노동자는 1.8m 높이의 공사용으로 설치된 계단을 잘못 디뎌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고 직후 병원에 옮겨졌지만 노동자는 끝내 숨졌다.

◇ 12월 15일 오후 1시 50분쯤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해안도로 확충공사장에서 하도급 업체 노동자 한 명이 끼임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노동자는 무게추를 싣고 온 트럭 적재함의 무게추와 조립 중이던 또다른 무게추 사이에 끼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 2023년

◇ 2023년 3월 21일 오후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 건물이 흔들리고 대리석 등이 떨어져 파손됐다는 신고가 당국에 접수됐다.

당시 구청과 시 지역건축안전센터, 구조기술 전문가, 시공사 관계자들은 입주민들과 다음날 새벽까지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파손된 부분은 아파트 발코니 쪽 기둥으로 설계도면상 하중을 받지 않는 비내력벽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정밀진단을 진행한 결과 해당 아파트가 필로티 구조라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하중이 부과돼 벽체에 균열이 생겼고 건물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 12월 4일 경북 포항 북구 학장동 자이 애서턴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철근 구조물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외국인 노동자 2명이 떨어진 철근 밑에 깔렸다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1명은 가벼운 부상을 당했고, 나머지 1명은 발목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 인천 서구 검단 아파트 철근 누락 사건

2023년 4월 29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의 자이 안단테 아파트 건설 현장 지하주차장에서 지하 1,2층 슬래브가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964세대 무량판 구조의 공공분양 아파트로 사고가 난 주차장은 콘크리트 타설과 성토 등 주요 공정이 마무리 된 상태였다. 지하 1,2층의 상부 슬래브 등 모두 970㎡면적의 구조물이 붕괴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가 난 주차장 위엔 어린이 놀이터가 지어질 예정이어서 논란은 더 거세졌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아파트 기둥 32개 가운데 19개에서 주요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전국 무량판 구조 아파트의 전수조사가 진행되는 등 파장이 거세게 일었다.

철근 누락 발표 이후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는 '순살 자이', '순살 아파트'라는 오명을 입었다.

대한건축학회 안전 진단 결과엔 검단 아파트 주거동에 철근 누락은 없었지만 내벽 등에서 콘크리트 강도가 일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축학회는 내벽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다짐 불량'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모두 251건에 달하는 과태료 부과와 시정명령 조치가 내려졌다. 주요 위반 사항은 안전, 품질관리비 미계상, 안전관리계획서 미제출 등이었다.

이 사고로 국토부는 GS건설과 컨소시엄·협력업체인 동부건설, 대보건설, 상하건설, 아세아종합건설에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는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부실시공에 대해 국토부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 행정처분이다. 영업정지 기간은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다.

국토부 처분과 별개로 GS건설은 서울시에서도 영업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받았다.

GS건설은 오는 4월부터 공사비 715억원, 용역비 34억4200만원을 들여 해당 아파트를 전면 철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