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작업 자구안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 금감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작업 자구안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 금감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자구안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동 금감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태영 측이 전날 제시한 자구 계획은 채권단이 동의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태영그룹이 협력업체나 수분양자, 채권단 손실을 위해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당국은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영건설은 지난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1549억원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지원과 계열사 에코비트·블루원 지분 매각, 평택 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발표했지만 채권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태영건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새로 내놓은 자구안도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도 일부만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대부분을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 채무보증 해소에 쓰면서 약속을 어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태영건설은 이를 채무 유예기간 상환대상에서 제외되는 금융채권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원장은 "약속을 안 지킨 얕은 핑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히 오너 일가가 지주사 지분 유동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윤석민 회장 등이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공급이나 담보 제공 등의 자구 방안이 있을 수 있다"며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아니라 오너 일가 자구 계획이라고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와이홀딩스는 윤 회장이 0.5%, 그의 아들인 윤석민 회장이 25.2% 등 총수 일가가 33.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티와이홀딩스 아래에는 태영건설(지분율 27.8%)과 SBS(38.1%) 등이 있다.

태영그룹은 지난 3일 오후 급하게 484억원 규모의 사재 출연을 약속했다. 채권단이 요구한 3000억원 이상의 출연금에는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출연금 가운데 416억원이 윤 회장의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대금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새롭게 내놓은 자금은 68억원에 불과하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가운데 잔액 259억원이 어제 태영건설에 지원됐다"며 "산업은행에 약속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지원이 모두 이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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