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 출신의 전관업체가 '철근 누락'이 추가로 드러난 아파트의 설계·감리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LH
▲ 한국토지주택공사 출신의 전관업체가 '철근 누락'이 추가로 드러난 아파트의 설계·감리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LH

최근 '아파트 철근 누락'이 추가로 드러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5개 아파트 단지에서도 LH 출신의 전관 업체가 설계·감리를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정하 의원(국민의힘·강원원주갑)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개 단지에 21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15개 업체가 LH 출신을 낀 전관 업체였다.

전관 업체가 LH 발주 아파트 단지의 설계·감리 용역을 대거 수주하다가 무더기로 부실이 발견된 셈이다.

5개 단지는 준공이 끝난 화성 남양뉴타운 B-10BL, 평택소사벌 A7, 파주운정3 A37과 현재 공사 진행하고 있는 고양장항A4, 익산평화(정비사업)다. 기둥 3∼4개에 전단 보강 철근이 누락됐다는 이들 단지에선 지난달 보수·보강 공사가 마무리됐다.

파주운정3 설계를 맡은 A사는 LH 출신이 2014년 창립했으며, 현 대표이사도 LH 출신이다. A사는 철근 누락이 확인된 20개 단지 가운데 2개 단지를 설계했고 3개 단지에선 감리를 맡았다. A사와 설계를 공동으로 한 B사 역시 2020년 LH 출신이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다.

평택소사벌 감리를 맡은 C사 역시 대표가 LH 출신이다. C사는 인천 검단 아파트와 광주 화정 아이파크 감리에도 참여했으며, 철근 누락 3개 단지의 감리를 맡았다. C사가 최근 5년간 LH에서 따낸 감리 용역은 23건, 428억원에 이른다.

LH는 특정 업체 싹쓸이를 막기 위해 계약을 많이 체결한 경우 감점을 주고 있지만 컨소시엄을 구성해 계약을 덜 한 업체를 주관사로 내세우면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일명 '짬짜미'를 할 수 있는 구조다.

박정하 의원은 "LH가 전관 업체들이 설계·감리를 맡은 5개 철근 누락 단지에 대해 자의적인 판단으로 발표에서 제외하고 사장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번 기회에 LH의 부패 행위를 발본색원해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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