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조사후 엄중 문책"
"압사당할 것 같아요. 빨리 좀 와주세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전 사고 위험을 알리는 112 신고가 11건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경찰청이 공개한 112 신고 접수 녹취록에 따르면 이미 참사 4시간쯤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죽을 것 같다' 등 출동 요청이 쇄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압사 위험성을 알린 신고는 오후 6시 34분을 시작으로 △8시 9분 △8시 33분 △8시 53분 △9시 △9시 2분 △9시 7분 △9시 10분 △9시 51분 △10시 △10시 11분까지 11차례 이어졌다.
하지만 경찰은 11건 가운데 4건의 신고에만 현장 출동을 했으며 나머지 7건은 전화로 안내만 한 뒤 종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브리핑에서 "사고 발생 직전 다수의 112 신고가 있었다"며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부실 대응과 관련해 "112 신고 처리를 포함해 전반적인 현장 대응의 적정성과 각급 지휘관과 근무자들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빠짐없이 조사할 것"이라며 "제 살을 도려내는 각오로 진상 규명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경찰은 특별수사본부와 감찰을 통해 철저히 조사하고 국민들께 투명하고 소상하게 설명하라"며 "112 대응체계의 혁신을 위한 종합 대책도 마련하라"고 말했다.
또 경찰의 112 신고 대응과 관련해 "조사가 끝나는 대로 상응하는 책임을 정부차원에서 엄중히 묻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는데 안일한 판단이나 긴장감을 늦추는 일이 있다면 국민들의 믿음을 저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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