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삶은
내게
하얀 허공을 드리우고
석양의 불꽃 같은
의지를 내놓으라 하네
지친 영혼을 향한
나의 어눌한 심신은
부둥켜 오는 두 조각의
목덜미를 향해
끝없이 소리를 높이는
의식의 핏발
아 生은
내게
몹쓸 어둠만을 드리우고
청아한 하늘의 구름인 양
이제사
떠돌라 하네
하늘의 구름인 양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