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황희(왼쪽)교수와 김헌민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황희(왼쪽)교수와 김헌민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황희·김헌민 교수, 디지털헬스케어연구사업부 유수영 교수 연구팀은 뇌전증 치료를 위해 항경련제를 장기 복용하는 소아 환자의 혈액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약물 부작용의 빈도를 분석해 냈다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 방법인 공통데이터모델(CDM, Common Data Model)을 활용했다.

과거 간질이라고도 불렀던 뇌전증은 경련,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신경계 만성 질환 가운데 하나다. 전체 인구의 0.8~1.2% 정도가 앓고 있다. 약물 복용을 통해 뇌전증 발작을 예방하는 것이 주된 치료인 만큼 환자들은 수년 혹은 그 이상의 장기간 항경련제를 복용해야 한다.

약물을 복용하다 보면 비교적 가벼운 이상부터 드물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어, 특히 장기간 사용하는 약물에 대해서는 부작용의 양상과 정확한 빈도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약물 부작용에 대한 평가는 시판 전 임상시험 단계나 시판 후 조사와 같이 매우 제한된 숫자의 환자에게서만 이뤄진다. 실제로 약물을 사용하는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비식별화, 구조화가 완료된 의료정보시스템 빅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공통데이터모델이란 의료 데이터를 다양한 임상 빅데이터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비식별화해 데이터 구조와 용어를 통일한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170여만명 환자의 OMOP(오몹)-CDM 데이터베이스가 연구에 사용됐다. OMOP-CDM은 의료기관별 다른 용어, 형식 등의 전자의무기록 정보를 표준화된 구조로 변환하는 데이터 모델이다.

2003년부터 2017년까지 14년 동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뇌전증 클리닉에서 치료받은 5000여명의 환자 가운데 1344명의 환자가 실제 사용한 항경련제와 약물 사용 기간 시행한 혈액검사 자료가 활용됐다.

가장 많이 사용된 다섯 가지 항경련제를 기준으로 복용 기간에 이뤄진 혈액검사 결과를 토대로 △빈혈 △혈소판 감소증 △백혈구 감소증 △저나트륨혈증 △갑상선 기능 이상 △간 기능 이상 등의 이상소견을 분석했다.

약물 부작용 연구를 진행할 때는 대상자 한 명마다 익명화된 의료정보를 수작업으로 분석하고 이상소견을 확인하느라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연구팀은 CDM 데이터를 이용해 소아 뇌전증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항경련제로 인해 나타난 혈액검사 이상소견 전체 정보를 분석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미 알고 있던 각 약물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빈도는 물론,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던 약물 부작용에 관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황희 교수는 "단일 기관에서도 1년 이상은 수행해야 하는 약물 부작용 사례 관찰을 새로운 빅데이터 접근 방법인 공통데이터모델을 통해 수개월 안에 완료했다"며 "분산형 연구 모델인 공통데이터모델의 속성상 앞으로 다기관 연구로 확산한다면 단시간 내에 기존 제약사들의 시판 후 조사(PMS) 일부를 적은 비용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헌민 교수는 "CDM 분석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검색 조건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놓칠 수 있는 점들도 있어 세심한 설계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공통데이터모델을 이용한 항경련제 부작용 분석의 세계 최초 연구로 국제뇌전증퇴치연맹(ILAE) 공식 저널(Epilepsia)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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